이 글은 재산분할에 관한 실제 대법원 판례의 법리를 바탕으로, 이해를 돕기 위해 등장인물과 세부 사정을 각색해 재구성한 사례 이야기입니다. 특정 사건이나 의뢰인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결혼 16년 차 부부가 이혼에 이르렀습니다. 다툼의 핵심은 남편이 혼인 전 아버지에게서 상속받은 상가건물이었습니다. 남편은 “이건 내가 상속받은 내 명의의 재산이니 재산분할 대상이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반면 아내는 “그 건물의 임대 관리, 세금과 대출 상환, 리모델링까지 내가 오랜 세월 함께 감당해 왔는데 어떻게 남의 재산이냐”고 맞섰습니다. 상속받은 재산, 결혼 전부터 가지고 있던 재산은 이혼할 때 정말 나누지 않아도 되는 걸까요?

이혼 재산분할에서 가장 자주, 그리고 가장 큰 금액을 두고 다투는 쟁점 중 하나가 바로 특유재산 재산분할 문제입니다. 상속·증여받거나 혼인 전부터 가지고 있던 재산은 원칙적으로 분할 대상이 아니지만,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닙니다. 원칙과 예외의 경계가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나눠야 할 몫과 지킬 수 있는 몫을 가르는 출발점입니다.

특유재산이란 무엇인가 — 원칙은 ‘분할 대상 아님’

민법은 부부 일방이 혼인 전부터 가진 고유재산혼인 중 자기 명의로 취득한 재산을 그 사람의 특유재산으로 봅니다(민법 제830조 제1항). 결혼 전에 마련한 예금이나 부동산, 혼인 중이라도 부모에게서 상속·증여받아 자기 명의로 취득한 재산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재산분할은 부부가 혼인 중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실질적인 공동재산을 청산·분배하는 제도입니다(민법 제839조의2 제2항, 재판상 이혼의 경우 제843조에 따라 준용). 그렇기 때문에 부부 어느 한쪽이 홀로 상속·증여받았거나 혼인 전부터 가지고 있던 특유재산은, 원칙적으로는 재산분할의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상속받은 집을 결혼 후 그대로 두었을 뿐이라면, 그 집은 상속받은 사람의 몫으로 남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런데 왜 상속·증여받은 재산이 분할 대상이 되기도 할까

원칙에는 중요한 예외가 있습니다. 대법원은 오래전부터, 특유재산이라 하더라도 다른 일방이 그 재산의 유지·증식에 협력한 경우에는 분할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보아 왔습니다.

대법원은 “부부 일방의 특유재산은 원칙적으로 분할의 대상이 되지 아니하나, 특유재산일지라도 다른 일방이 적극적으로 그 특유재산의 유지에 협력하여 그 감소를 방지하였거나 그 증식에 협력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분할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1998. 2. 13. 선고 97므1486, 1493 판결). 앞의 사례에서 아내가 상가건물의 유지·관리에 실질적으로 기여했다고 인정된다면, 그 건물이 남편 명의의 상속재산이라 하더라도 분할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다만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어떤 사정이 ‘유지·증식에 대한 기여’로 인정되는지, 그리고 그 기여가 분할 비율에 어느 정도의 무게로 반영되는지는 일률적으로 정해져 있지 않고 사안마다 다르게 형량됩니다. 같은 상속 부동산이라도 혼인 기간의 길이, 배우자가 실제로 관여한 정도, 재산의 성격과 규모 등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명의가 아니라 ‘실질’을 본다 — 최근 대법원의 태도

최근 대법원도 재산분할의 본질이 명의가 아니라 실질적 기여에 있음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대법원은 “이혼에 의한 재산분할은 재산의 명의와 상관없이 재산의 형성 및 유지에 기여한 정도 등 실질에 따라 각자의 몫을 분할하여 귀속시키고자 하는 제도”라고 밝혔습니다(대법원 2025. 10. 16. 선고 2024므13669, 13676 판결).

이는 “누구 명의로 되어 있느냐”가 재산분할의 결론을 자동으로 정하지는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명의가 한쪽에만 있어도 다른 배우자의 실질적 기여가 인정되면 분할 대상이 될 수 있고, 반대로 명의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온전히 자기 몫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특유재산 문제 역시 결국 ‘그 재산의 형성과 유지에 부부가 각각 얼마나 실질적으로 기여했는가’라는 큰 틀 안에서 판단됩니다.

상속·증여받은 재산, 분할 대상이 될까 — 한눈에 정리

재산의 성격 원칙적 취급 근거
혼인 전 취득했거나 상속·증여받아 그대로 보유한 재산 원칙적으로 분할 대상 아님(특유재산) 민법 제830조 제1항
특유재산이라도 배우자가 유지·증식에 실질적으로 기여한 경우 분할 대상에 포함될 수 있음 대법원 97므1486
혼인 중 형성했으나 명의는 한쪽에만 있는 재산 명의와 무관하게 실질 기여에 따라 분할 대상 대법원 2024므13669
누구에게 속한 것인지 분명하지 않은 재산 부부의 공유로 추정 민법 제830조 제2항

※ 위 표는 이해를 돕기 위한 개괄이며, 실제 분할 여부와 비율은 혼인 기간·기여 정도 등 개별 사정에 따라 달라집니다.

이 사건이 의뢰인에게 의미하는 것

특유재산이 분할 대상에 포함되는지 여부는 최종적으로 나눠지는 금액에 큰 차이를 만듭니다. 상속·증여받은 부동산 한 채가 분할 대상에 들어오느냐 마느냐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분할 대상 재산의 규모가 클수록, 그 재산을 어떻게 성격 짓고 각자의 기여를 어떻게 정리해 제시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크게 좌우됩니다. 이 지점이 바로 변호사의 사건 구성이 실제 결과에 차이를 만드는 영역입니다.

또한 재산분할청구권은 이혼한 날부터 2년이 지나면 행사할 수 없습니다(민법 제839조의2 제3항, 제843조). 특유재산을 둘러싼 다툼은 재산의 취득 경위와 오랜 기간에 걸친 기여를 정리해야 하는 사건이어서, 시간이 흐를수록 관련 자료의 확보와 정리가 어려워집니다. 상대방 재산에 대한 다툼이 예상된다면 이혼 절차와 재산분할을 함께 설계해 두는 것이 시간과 결과 모두에서 유리합니다.

특유재산의 분할 여부는 명확한 공식이 아니라 사안별 형량에 좌우되는 영역이어서, 실무상 경계가 분명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여해법률사무소는 재산분할을 청구하는 쪽과 방어하는 쪽 사건을 모두 다루어 왔습니다. 같은 쟁점을 양측에서 다루어 본 경험은, 상속·증여받은 재산을 지켜야 하는 사건에서든 그 재산의 분할을 구하는 사건에서든, 사건을 구성하는 방향을 잡는 데 실질적인 차이를 만듭니다.

핵심 요약 (Key Takeaways)

· 혼인 전 취득하거나 상속·증여받은 재산은 특유재산으로, 원칙적으로 재산분할 대상이 아닙니다(민법 제830조 제1항).

· 그러나 배우자가 그 특유재산의 유지·증식에 실질적으로 기여했다고 인정되면 분할 대상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대법원 97므1486).

· 재산분할은 명의가 아니라 실질적 기여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대법원 2024므13669).

· 재산분할청구권은 이혼한 날부터 2년이 지나면 소멸합니다(민법 제839조의2 제3항).

자주 묻는 질문 (FAQ)

Q. 결혼 전 부모에게 상속·증여받은 집도 이혼할 때 나눠야 하나요?

상속·증여받거나 혼인 전부터 가지고 있던 재산은 특유재산으로, 원칙적으로는 재산분할 대상이 아닙니다(민법 제830조 제1항). 다만 배우자가 그 재산의 유지에 협력하여 감소를 막았거나 증식에 기여했다고 인정되면 분할 대상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대법원 1998. 2. 13. 선고 97므1486, 1493 판결). 어떤 사정이 기여로 인정될지는 혼인 기간과 관여 정도 등에 따라 사안마다 달라지므로, 구체적인 사안은 변호사와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Q. 배우자 명의로 된 재산은 재산분할에서 제외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재산분할은 재산의 명의와 상관없이 그 형성과 유지에 실질적으로 기여한 정도에 따라 판단합니다(대법원 2025. 10. 16. 선고 2024므13669, 13676 판결). 명의가 배우자 한쪽에만 있어도 혼인 중 함께 형성한 재산이라면 분할 대상이 될 수 있고, 반대로 명의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온전히 자기 몫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상속·증여받은 재산이 재산분할에 걸려 있으신가요?

지켜야 하는 재산인지, 나눔을 구할 수 있는 재산인지는 기여의 내용에 따라 결론이 달라집니다. 재산분할 사건 경험이 있는 변호사가 사정을 듣고 방향을 안내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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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분할의 전반적인 기준은 국제이혼에서 재산분할이 이루어지는 방식 — 한국 법원 기준 글을, 특유재산에서 나오는 임대수입의 분할 여부는 부동산 월세 수입이 분할대상 재산에 포함되는지 여부 글을 함께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재산분할·위자료 전반은 재산분할 안내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여해법률사무소 김평호 변호사 (Pyoung-ho Kim)
한국 변호사, 사법시험 합격, 사법연수원 제43기 수료.
대한변호사협회 이혼 전문 변호사 등록. 2021년 우수변호사상 수상.
2014년 이래 민사·형사·가사 등 전 분야 누적 500건 이상의 사건 담당.

본 글은 이혼 재산분할에 관한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특정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나 의견이 아닙니다. 재산분할의 결과는 개별 사정과 법원의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사안은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