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형사 실무에서 드물지 않게 나타나는 상황을 바탕으로, 이해를 돕기 위해 등장인물과 세부 사정을 가상으로 구성한 사례 이야기입니다. 특정 사건이나 의뢰인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저는 소개만 했을 뿐인데, 왜 피의자가 되었나요”
평범한 회사원이던 그는, 오래 알고 지낸 지인에게서 “원금 보장에 매달 높은 수익이 나온다”는 투자를 소개받았습니다. 처음엔 반신반의했지만 몇 달간 약속된 돈이 실제로 들어오자 믿음이 생겼고, 좋은 기회를 나누고 싶은 마음에 형제와 가까운 친구 몇 명에게도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그들이 가입하자 회사는 그에게 ‘소개 수당’ 명목의 돈을 얼마간 지급했습니다.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그 회사는 무너졌고, 약속된 수익은 끊겼습니다. 그리고 얼마 뒤, 그는 경찰서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으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자기 돈도 함께 잃은 그로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저는 회사를 운영한 것도 아니고, 그저 좋다고 믿어서 소개만 한 사람인데요.”
안타깝지만 이런 상황은 결코 드물지 않습니다. 이른바 유사수신·투자사기 사건에서, 정작 판을 벌인 운영자는 자취를 감추고 중간에서 사람을 소개하거나 끌어들인 이들이 남아 수사를 받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문제의 핵심은 하나입니다. 좋은 뜻이었든 몰랐든, 소개·권유·모집에 관여한 사람도 유사수신의 공범이나 사기의 공범으로 처벌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핵심 정리 (Key Takeaways)
- 인가·허가·등록·신고 없이 불특정 다수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업으로 하면 유사수신행위로 금지되며(유사수신행위법 제2조·제3조), 위반 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같은 법 제6조 제1항).
- 운영자가 아니어도, 소개·권유·모집에 가담한 사람은 사안에 따라 공동정범(형법 제30조) 또는 방조범(제32조)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 속여서 돈을 받은 정황이 있으면 사기죄가 함께 문제 됩니다(형법 제347조, 2026년 3월 시행으로 법정형이 20년 이하 징역 등으로 상향). 피해액이 크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으로 더 무겁게 가중됩니다.
- 내가 낸 돈으로는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소개 행위로는 피의자가 되는 이중 지위가 실제로 발생합니다.
- 공범 성립 여부는 고의·인식·기여의 정도에 따라 사안별로 크게 갈립니다. 수사 초기의 대응 방향이 결과를 좌우하는 영역이므로, 조사 연락을 받았다면 스스로 판단하기 전에 확인이 필요합니다.
유사수신이란 무엇이고, 왜 소개자까지 위험한가
유사수신행위란, 다른 법령에 따른 인가·허가를 받거나 등록·신고를 하지 않은 채 불특정 다수인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업(業)으로 하는 행위를 말합니다(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2조). 법은 “누구든지 유사수신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정하고(제3조), 이를 위반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제6조 제1항).
여기서 중요한 지점이 있습니다.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 겉으로는 ‘물건을 파는 것’이나 ‘투자 상품에 가입시키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그 실질이 원금·수익을 약속하고 돈을 끌어모으는 것이라면 유사수신에 해당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대법원도 상품 거래가 매개된 자금 수취라 하더라도 일정한 경우에는 유사수신행위로 볼 수 있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20. 7. 9. 선고 2018도5519 판결). 즉 “나는 투자를 소개했을 뿐, 회사가 무슨 일을 하는지까지는 몰랐다”는 인식만으로 안전이 보장되지는 않습니다.
또한 유사수신 조직은 대개 사람이 사람을 데려오는 구조로 몸집을 불립니다. 소개 수당·추천 수당이라는 이름의 대가가 오가는 순간, 소개자는 단순한 투자자에서 조직의 자금 조달에 기여한 사람으로 위치가 바뀌게 됩니다. 수사기관이 소개·모집 단계에 있던 사람들을 함께 들여다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소개·권유자는 어떻게 ‘공범’이 되는가
형법은 여러 사람이 범죄에 관여했을 때의 책임을 나누어 정하고 있습니다. 둘 이상이 공동하여 죄를 범하면 각자를 그 죄의 정범으로 처벌하고(공동정범, 형법 제30조), 남의 범죄 실행을 도운 사람은 종범(방조범)으로 처벌하되 그 형을 정범보다 감경합니다(제32조).
유사수신·투자사기 사건에서 소개·권유·모집에 관여한 사람은, 관여의 정도와 인식에 따라 이 중 어느 하나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조직의 운영·수익 구조를 알고 적극적으로 사람과 돈을 끌어들였다면 공동정범에 가깝게, 사정을 어느 정도 알면서 소개로 조직을 도왔다면 방조범에 가깝게 판단될 여지가 있습니다. 반대로, 자신도 속아 투자한 순수한 피해자에 지나지 않는다면 공범의 고의가 부정될 수도 있습니다.
결국 갈림길은 ‘무엇을 어디까지 알고 있었는가’, 그리고 ‘어느 정도로 가담했는가’입니다. 그런데 이 인식과 기여의 정도는 당사자의 말 한마디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오간 대화와 자금의 흐름, 받은 대가, 조직 내 역할 등 여러 정황을 종합해 판단됩니다. 같은 ‘소개’라는 말로 묶여도 결론이 정반대로 갈릴 수 있는 이유이며, 그만큼 사안을 정밀하게 들여다봐야 하는 영역입니다.
지위에 따라 책임이 어떻게 달라지는가
같은 사건에 얽혔더라도 관여의 성격에 따라 문제 되는 죄명과 무게는 크게 다릅니다. 아래 표는 이해를 돕기 위한 일반적 정리이며, 실제 평가는 사안마다 달라집니다.
| 지위 | 주로 문제 되는 죄명 | 유의할 점 |
|---|---|---|
| 순수 투자자 (자기 돈만 넣음) |
원칙적으로 피해자 | 피해 회복·지급정지 등 별도 절차의 대상. 다만 소개·모집을 겸했다면 지위가 달라질 수 있음 |
| 소개·권유자 (지인에게 소개, 소개 수당 수령) |
유사수신 방조·공동정범, 사기 방조·공동정범 | 인식·기여 정도에 따라 피해자와 피의자로 갈림. 대가 수령 여부가 쟁점이 되기 쉬움 |
| 모집책·중간 조직 (하부 조직 관리, 반복 모집) |
유사수신·사기 공동정범 | 가담이 조직적·반복적일수록 정범에 가깝게 평가되는 경향 |
| 운영자 (설계·자금 관리) |
유사수신·사기 정범, 특경법 가중 | 피해 규모가 크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으로 형이 대폭 가중 |
유사수신에 ‘사기’가 더해지면 — 법정형의 무게
유사수신 사건은 단순히 유사수신행위법 위반에서 끝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부터 돌려줄 뜻이나 능력 없이 원금·수익을 약속해 돈을 받았다면 사기죄가 함께 성립할 수 있고(형법 제347조), 사기죄의 법정형은 2026년 3월 개정 시행으로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상향되었습니다. 나아가 피해액(이득액)이 5억 원 이상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되어 형이 크게 가중됩니다.
아래는 각 근거 규정의 최고 징역형을 단순 비교한 것입니다. 실제 선고형은 가담 정도·피해 규모·피해 회복 여부 등에 따라 정해지며, 아래 수치는 법정 최고형을 나타낼 뿐입니다.
※ 여러 죄가 함께 인정되면 형이 더해지거나 무거운 죄를 기준으로 가중될 수 있습니다. 위 그래프는 이해를 돕기 위한 개략적 비교입니다.
나도 피해자인데, 동시에 피의자일 수 있을까
가장 마음이 무거운 대목이 바로 이 이중 지위입니다. 내가 넣은 돈으로 보면 나 역시 손해를 본 피해자이지만, 지인을 소개해 조직에 기여한 부분으로 보면 피의자가 될 수 있습니다. 이 둘은 별개로 다루어지므로, 피해를 봤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소개에 따른 형사책임이 자동으로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피해자로서의 회복(가령 피해구제·지급정지 등)과 피의자로서의 방어는 절차와 목표가 서로 다르고, 때로는 서로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그래서 자신이 어느 지위에 서 있는지, 두 문제를 어떤 순서와 방향으로 풀어야 하는지를 초기에 함께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피해 회복이 궁금하다면 투자사기 피해 회복 글을, 유사수신 자체의 처벌 구조가 궁금하다면 유사수신행위 처벌 글을 함께 참고하실 수 있습니다.
왜 조기 대응이 결과를 가르는가
이 유형의 사건은 초기 판단이 이후 전체를 좌우합니다. 소개자의 인식과 가담 정도는 처음 형성된 그림에 따라 크게 달라지기 쉽고, 한번 굳어진 방향을 나중에 되돌리기는 훨씬 어렵기 때문입니다. 또한 공범 구조 사건은 관련자들의 진술과 자금 흐름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같은 사실도 어떻게 정리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론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보이스피싱 등 다른 조직범죄에서도 “몰랐다”거나 “심부름만 했다”는 가담자들이 공범으로 처벌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보이스피싱 단순 가담자의 처벌 참고). 유사수신·투자사기에서 소개·모집에 관여한 경우도 다르지 않습니다. 조사 연락을 받았거나 자신이 소개한 투자가 문제 되고 있다면, 스스로 ‘별일 아니다’ 또는 ‘이미 늦었다’고 단정하기 전에 지금 어떤 위치에 있고 무엇이 쟁점인지부터 정확히 확인하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좋은 투자라고 믿고 지인에게 소개만 했는데도 처벌될 수 있나요?
가능성이 있습니다. 소개·권유도 관여의 정도와 인식에 따라 유사수신이나 사기의 공동정범 또는 방조범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다만 자신도 속아 투자한 순수한 피해자에 그친다면 공범의 고의가 부정될 여지도 있습니다. 결론은 ‘무엇을 어디까지 알고 있었는지’와 ‘어느 정도 가담했는지’에 대한 종합적 판단에 달려 있어, 사안마다 크게 달라집니다.
Q. 소개 수당(추천 대가)을 받았다면 무조건 공범인가요?
대가를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공범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실무에서 자주 쟁점이 되는 중요한 정황인 것은 맞습니다. 대가의 명목과 액수, 소개의 반복성, 조직 구조에 대한 인식 등이 함께 고려됩니다. 유리한 사정과 불리한 사정이 섞여 있는 경우가 많아, 개별적으로 살펴봐야 합니다.
Q. 나도 돈을 넣어 피해를 봤는데,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피의자가 될 수 있나요?
실제로 그런 이중 지위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내가 낸 돈으로는 피해자이지만, 지인을 소개해 조직에 기여한 부분으로는 피의자가 될 수 있습니다. 두 문제는 별개로 다루어지므로, 피해를 봤다는 사실만으로 소개에 따른 책임이 자동으로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두 지위를 어떤 방향으로 정리할지 초기에 함께 검토하는 것이 좋습니다.
Q. 유사수신과 사기죄로 함께 기소되면 처벌이 얼마나 무거워지나요?
유사수신행위법 위반의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이지만(제6조 제1항), 기망이 인정되어 사기죄가 함께 성립하면 사기죄의 무거운 법정형(2026년 3월 시행으로 20년 이하의 징역 등으로 상향)이 문제 됩니다. 피해액이 5억 원 이상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으로 더욱 가중됩니다. 다만 실제 선고형은 가담 정도, 피해 규모, 피해 회복 여부 등에 따라 정해집니다.
혼자 단정하기 전에, 지금 위치부터 확인하세요
좋은 뜻으로 건넨 한마디의 소개가 뜻밖의 형사 사건이 되어 돌아올 때, 많은 분이 억울함과 두려움 속에서 판단을 미루다 초기 대응의 기회를 놓칩니다. 그러나 자신이 어떤 지위에 있고 무엇이 쟁점인지는 사실관계를 차분히 짚어 보기 전에는 알 수 없으며, 이 유형의 사건일수록 초기의 방향이 결과를 크게 좌우합니다.
여해법률사무소는 유사수신·투자사기와 관련한 소개·모집 가담 의혹, 그리고 그로 인해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피의자가 된 복잡한 상황에 대한 형사 사건을 다루어 왔습니다. 상황을 충분히 들은 뒤, 지금 어떤 쟁점이 문제 되고 어떤 방향이 필요한지부터 함께 정리해 드립니다. 조사 연락을 받았다면 미루지 마시고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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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해법률사무소 김평호 변호사 (Pyoung-ho Kim) · 한국 변호사, 사법시험 합격, 사법연수원 제43기 수료 ·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 2014년 개업 이래 민사·형사·가사 등 전 분야 누적 500건 이상 수행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구체적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개별 사안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