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혼 후 상대방이 다른 나라에서 생활하면 헤이그 아동양육비 협약
실질적인 의미를 갖습니다. 한국 법원에서 양육비를 정했는데 상대방이 캐나다나 미국으로 이주했다면,
그 판결을 외국에서 어떻게 집행할 수 있을까요? 반대로 외국에서 정해진 양육비를 한국에서
집행하려면 어떤 절차가 필요할까요? 이 질문들의 핵심에 2007년 헤이그 아동양육비·가족부양 협약이 있습니다.

핵심 요약
헤이그 아동양육비·가족부양 협약은 “양육비를 얼마로 정할지”가 아니라,
“국경을 넘어 어떻게 청구·변경·집행할지”의 절차를 표준화하는 협약입니다.
현재 56개국이 체약국이지만 한국은 미가입 상태입니다.

2007년 헤이그 아동양육비·가족부양 협약이란?

헤이그 아동양육비·가족부양 협약(Convention on the International Recovery of Child Support and Other Forms of Family Maintenance)은 2007년 헤이그 국제사법회의(HCCH)에서 채택된 국제 협약입니다.
부모와 자녀 관계에서 발생하는 21세 미만 자녀의 부양(양육비)을 중심으로,
국경을 넘어 양육비를 청구·집행·변경하는 절차를 효율화하는 것이 핵심 목적입니다.

협약이 표준화하는 것과 표준화하지 않는 것

표준화하는 것 (절차)

  • 각 체약국의 중앙당국(Central Authority) 지정 및 협력 의무
  • 정형화된 신청서식 및 신청 경로
  • 간이하고 신속한 외국 양육비 결정 등록·집행
  • 제한된 거부사유 (공서양속 위반 등)
  • 본안 재심사 금지
  • 국내사건과 동등한 집행수단 보장

표준화하지 않는 것 (실체)

  • 양육비 산정 기준 (국제 통일 공식 없음)
  • “소득의 몇 퍼센트” 같은 계산 방식
  • 양육비 변경의 실체적 기준
  • 자녀 복리 판단 기준

이 점이 중요합니다. 협약에 가입한다고 해서 각국의 양육비 산정 방식이 동일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한국의 서울가정법원 양육비산정기준표, 캐나다의 Federal Child Support Guidelines, 미국의 각 주별
산정 기준은 협약 가입 후에도 그대로 유지됩니다. 협약이 표준화하는 것은 “얼마를 줄지”가 아니라
“어떻게 국경을 넘어 청구하고 집행할지”입니다.

협약의 핵심 메커니즘 — 중앙당국과 간이 집행

중앙당국(Central Authority)

각 체약국이 지정한 창구. 신청 송수신, 채무자·채권자 소재 파악, 소득·재산 정보 확보, 자발적 이행 유도, 소송 개시 지원 등 구체적 협력 의무를 집니다.

표준화된 신청 경로

채권자는 자국 중앙당국을 통해 외국 양육비 결정의 인정·집행, 현지 집행, 새 결정 성립, 변경 등을 정형화된 서식으로 신청할 수 있습니다.

간이 등록·집행

신청을 받은 국가는 원칙적으로 공서양속 위반 등 제한된 사유만 심사하고 집행을 진행합니다. 일반적인 외국판결 집행판결(exequatur)보다 훨씬 간소화된 절차입니다.

주요 체약국 현황 (2025년 기준, 56개 체약당사자)

지역 주요 체약국 협약 발효 시점
유럽연합 EU 및 대부분의 EU 회원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네덜란드 등) 2011년~
북미 미국(2017), 캐나다(2024) 2017년~
유럽 기타 영국(2021), 노르웨이(2013), 스위스(2014), 우크라이나(2013), 알바니아(2013) 2013년~
중남미 브라질(2017), 콜롬비아(2025), 엘살바도르(2026) 2017년~
아시아·태평양 뉴질랜드(2021), 필리핀(2021), 카자흐스탄(2021) 2021년~
기타 튀르키예(2015), 모나코(2013), 보스니아(2013) 등 2013년~
한국 미가입
일본 미가입
중국 — (홍콩 SAR 포함, 별도 가입 없음) 미가입
베트남 미가입
싱가포르 미가입
러시아 미가입
우즈베키스탄 미가입
호주 — (1973년 협약 체약국·양자협정 방식 활용) 미가입
대만 — (HCCH 정식 회원국 지위 없음, 가입 불가) 미가입

미국, 캐나다, 영국, EU 대부분이 이미 체약국입니다. 반면 한국인 국제 이혼 사건에서
자주 등장하는 아시아·태평양 및 중앙아시아 국가들, 즉 한국·일본·중국(홍콩 포함)·베트남·싱가포르·러시아·우즈베키스탄은
모두 아직 미가입 상태입니다. 호주는 2002년 가입한 1973년 헤이그 부양의무 협약과 양자협정을 활용하고 있어 2007년 협약에는 미가입이며,
대만은 HCCH 정식 회원국 지위가 없어 협약 가입 자체가 불가합니다.
이들 국가와의 양육비 집행은 협약의 간이 절차 대신
각국의 일반 외국재판 승인·집행 절차에 의존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한국은 왜 아직 가입하지 않았나?

한국은 2004년, 2005년, 2007년에 이 협약의 성안 논의 과정에는 참여했지만,
정식 서명·가입·비준에는 이르지 못했습니다.
공식적인 미가입 이유를 정리한 정부 문서는 공개되어 있지 않지만,
2025~2026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KICJ)의 연구 과제는 이 문제를 가입 가능성을 모색할 시점으로 표현하면서
핵심 과제를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습니다.

가입 준비 과제 현재 현황 비고
중앙당국 지정 미지정 법무부 또는 여성가족부가 후보로 검토됨
협약 이행특별법 제정 미제정 헤이그 아동탈취협약 이행법처럼 별도 특별법 필요
국제사법 제60조 개정 개정 필요 부양의무자 거소 기준 관할 추가 필요
민사집행법 개정 개정 필요 간이 등록·집행 절차 신설 (현행 집행판결 방식과 충돌)
양육비이행법 보강 부분 준비 양육비이행관리원의 중앙당국 역할 확대 및 국제협력 체계 필요

한국 미가입의 주된 이유는 양육비 산정기준의 차이 때문이 아닙니다. 협약은 실체적 산정 기준을
통일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중앙당국 지정, 이행법 제정, 국제송달·정보협력 체계 구축,
간이 집행 절차 신설이라는 제도 인프라 문제가 핵심 과제로 평가됩니다.

한국은 국내 양육비 집행 수단은 이미 상당히 갖추고 있습니다. 직접지급명령, 담보제공명령,
이행명령, 운전면허 정지, 출국금지, 명단공개, 양육비 선지급 제도까지 마련되어 있습니다.
문제는 이 수단들이 국제 사건에 자동으로 연결되는 조약형 통로가 없다는 것입니다.
헤이그 협약 가입이 이 간극을 해소하는 핵심 수단이 됩니다.

한국 미가입이 실무에 미치는 영향

시나리오 ①: 한국 법원에서 정한 양육비를 캐나다에서 집행하려는 경우

구분 한국이 협약에 가입한 경우 (가상) 현재 (미가입)
신청 경로 한국 중앙당국 → 캐나다 중앙당국 → 간이 등록 캐나다 법원에 별도 승인·집행 소송 제기
심사 범위 공서양속 위반 등 제한된 사유만 심사 캐나다 법원의 일반 승인 요건 (real and substantial connection 등) 심사
소요 시간 및 비용 크게 단축 수개월~수년, 상당한 비용 발생
과거분 집행 간이 절차 가능 소송 통해 가능성 있음
장래 계속 양육비 집행 협약 절차로 가능 추가 불확실성 존재

시나리오 ②: BC주(브리티시컬럼비아)에서의 집행 현황

BC주의 Interjurisdictional Support Orders Act(ISO Act)는 외국 양육비 명령의
간이 등록을 위해 상호관할(reciprocating jurisdiction) 목록을 운용합니다.
그런데 이 목록에 한국은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또한 BC주의 공식 안내에 따르면 상대방이 2007년 헤이그 협약 체약국이 아닌 경우
이 간이 절차를 사용할 수 없다고 설명합니다.

따라서 한국 법원의 조정조서를 BC주에서 집행하려면 캐나다 대법원 판례상 외국판결 승인·집행의
일반 원칙(real and substantial connection 기준)에 따른 별도 소송이 필요합니다.
이 소송에서는 한국 조정조서가 단순한 사적 합의가 아니라 법원의 관여 아래 성립하여
한국에서 집행력이 인정되는 재판상 문서임을 입증하는 것이 관건이 됩니다.

이 주제와 관련된 자세한 사례 해설은 아래 관련 글을 참고하십시오.

해외 거주자가 한국 양육비 이행명령을 받았을 때 대응 방법
International Child Custody in Korea
Hague Child Abduction Convention

한국의 가입 전망

2025~2026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은 “헤이그 부양협약 가입을 위한 적극적 검토”와
“가입 가능성 및 준비 사항”을 주요 연구 과제로 선정하였습니다.
이는 한국이 수동적 관찰자에서 적극적 검토 단계로 전환했음을 의미합니다.

한국이 가입하더라도 실제 협약 적용 여부는 문서 유형, 상대국의 유보·선언, 사건 구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다만 협약상 요건을 충족하는 양육비 결정은 미국·캐나다·영국·EU 등 체약국에서 지금보다 간명한 절차로 인정·집행될 가능성이 커지고,
반대로 외국 양육비 결정의 한국 집행도 제도적으로 정비될 수 있습니다. 이는 국제 이혼 가정 모두에게 의미 있는 변화가 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헤이그 아동양육비 협약이 가입국 간에 양육비 산정 기준을 통일하나요?
아닙니다. 이 협약은 “양육비를 얼마로 정할지”가 아니라 “국경을 넘어 어떻게 청구·집행·변경할지”의 절차를 표준화합니다. 협약에 가입해도 각국의 양육비 산정 방식(한국 산정기준표, 캐나다 연방지침 등)은 그대로 유지됩니다.
Q한국이 이 협약에 가입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공식적인 미가입 이유를 담은 정부 문서는 공개되어 있지 않습니다. 다만 연구 자료를 종합하면, 양육비 산정기준의 차이보다는 중앙당국 지정, 협약 이행특별법 제정, 민사집행법·가사소송법 개정, 국제 정보협력 체계 구축이라는 제도 인프라 문제가 핵심 과제입니다. 2025~2026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은 가입 가능성을 적극 검토 중입니다.
Q현재 한국과 캐나다 간에 양육비를 상호 집행하는 간이 방법이 있나요?
없습니다. 한국은 헤이그 아동양육비 협약 미가입국이고, BC주의 상호집행 등록 대상에도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캐나다 법원의 외국판결 승인·집행 소송이라는 별도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다만 이 절차를 통해 한국 조정조서의 집행이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Q헤이그 아동양육비 협약의 적용 대상 자녀 나이는?
협약의 기본 적용 범위는 부모-자녀 관계에서 발생한 21세 미만 자녀에 대한 부양입니다. 다만 개별 체약국은 더 넓은 범위(성인 자녀 등)로 적용을 확대하는 선택도 할 수 있습니다.
Q한국 법원의 조정조서도 협약상 “결정”으로 인정받을 수 있나요?
가상으로 한국이 협약에 가입한다면, 한국의 조정조서는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이 있고 민사집행법상 집행권원으로 인정되므로 협약상 “decision”(법원 또는 행정당국의 공식적 결정)의 범주에 포함될 여지가 충분합니다. 현재 미가입 상태에서는 이 협약 절차를 이용할 수 없습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사건에 대한 법률 의견이 아닙니다.
개별 사안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실제 분쟁 대응 전에는 반드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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