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의 도입부는 공개된 대법원 판결의 사실관계를 정리한 것과, 여러 사안에서 반복되는 경과를 일반화한 가상의 상황을 섞어 재구성한 것입니다. 특정 의뢰인의 사건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한정승인 신고가 수리되었을 때, 많은 분이 이제 정리가 끝났다고 생각합니다. 물려받은 재산의 한도에서만 갚으면 되니 내 재산은 지켜졌다고 여기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다음에 시작되는 일이 있습니다. 남은 재산을 채권자들에게 나누어 갚는 청산입니다.
채권자가 한두 곳이고 재산이 예금뿐이라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채권자가 여럿이고 그중 일부는 담보를 갖고 있으며, 세금까지 남아 있고, 어떤 채권자는 이미 부동산에 강제집행을 걸어 두었다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상속인은 청산의 주체가 되지만, 절차를 주관할 권한을 온전히 가진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순서를 잘못 밟으면 상속인 자신이 손해를 배상해야 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이 지점에서 법은 다른 길을 하나 더 두고 있습니다. 상속인이 청산을 떠안는 대신, 상속재산 자체를 파산시켜 법원이 선임한 관재인에게 청산을 맡기는 절차입니다. 2026년에 나온 대법원 판단 두 건이 이 절차의 성격을 비교적 선명하게 보여 주고 있어, 함께 정리했습니다.
핵심 요약
- 상속재산으로 상속채권자와 유증을 받은 자에 대한 채무를 완제할 수 없는 때에는 법원이 신청에 의하여 결정으로 파산을 선고합니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307조). 사람이 아닌 상속재산 자체에 파산능력이 인정되는 구조입니다.
- 상속재산에 파산선고가 있으면 이에 속하는 모든 재산이 파산재단이 되고(같은 법 제389조 제1항), 상속인은 한정승인한 것으로 봅니다(같은 조 제3항 본문). 다만 민법 제1026조 제3호에 따라 단순승인으로 보는 때는 제외됩니다.
- 신청은 상속채권자·유증을 받은 자·상속인·상속재산관리인·유언집행자가 할 수 있고(같은 법 제299조 제1항), 한정승인이나 재산분리가 있은 경우의 상속인 등은 완제 불가를 발견한 때 지체 없이 신청하여야 합니다(같은 조 제2항).
- 신청 기간은 민법 제1045조의 재산분리 청구 기간에 한정되지만, 그 사이 한정승인·재산분리가 있었다면 변제가 종료되지 아니한 동안에도 신청할 수 있습니다(같은 법 제300조).
- 순서가 결과를 바꿉니다. 파산선고 후에 채무자가 사망하여 절차가 속행된 경우(같은 법 제308조)에는 한정승인 간주 규정이 적용되지 않고 유추적용도 부정된다는 것이 대법원 2026. 4. 10.자 2024그834 결정의 판단입니다.
- 파산이 선고되어도 모든 채권이 같은 순위는 아닙니다. 재단채권은 파산채권보다 먼저 변제되며(같은 법 제476조), 국세징수법 등에 따라 징수할 수 있는 조세채권으로서 파산선고 전에 발생한 것은 재단채권에 해당합니다(같은 법 제473조 제2호, 대법원 2026. 5. 20. 선고 2025다210073 판결).
- 한정승인자가 직접 청산하는 경우, 공고·최고를 해태하거나 변제 규정을 위반하면 상속인이 손해를 배상해야 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1038조 제1항).
상속재산은 그 자체로 파산할 수 있습니다
파산은 보통 사람이나 회사가 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런데 우리 법은 상속이 개시된 뒤의 재산 덩어리에 대해 따로 문을 열어 두었습니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307조는 상속재산으로 상속채권자 및 유증을 받은 자에 대한 채무를 완제할 수 없는 때에는 법원이 신청에 의하여 결정으로 파산을 선고한다고 정합니다.
대법원은 이 조항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개인인 채무자에 대한 파산절차와 별도로 상속재산 자체에 대한 파산절차를 규정함으로써 상속재산 자체에 파산능력을 인정하고, 채무초과 상태의 상속재산을 엄격한 절차에서 공평하게 청산할 수 있도록 하였다는 것입니다. 이 설명이 나온 결정은 아래에서 따로 다룹니다.
그리고 파산선고가 나면 두 가지 효과가 함께 발생합니다. 상속재산에 속하는 모든 재산이 파산재단이 되고(같은 법 제389조 제1항), 상속인은 한정승인한 것으로 봅니다(같은 조 제3항 본문). 상속인이 별도로 한정승인 신고를 하지 않았더라도 이 간주 효과가 생긴다는 점이 이 절차의 특징입니다. 다만 단서가 있습니다. 민법 제1026조 제3호에 의하여 상속인이 단순승인한 것으로 보는 때, 즉 한정승인이나 포기를 한 뒤에 상속재산을 은닉하거나 부정소비하거나 고의로 재산목록에 기입하지 아니한 때에는 이 간주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상속인의 개인 채권자와의 관계도 정리됩니다. 같은 법 제438조는 상속재산에 대하여 파산선고가 있는 때에는 상속인의 채권자는 그 파산재단에 대하여 파산채권자로서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고 정합니다. 상속재산과 상속인의 고유재산이 절차적으로 갈라지는 것입니다.
신청할 수 있는 사람, 그리고 신청해야 하는 사람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99조 제1항은 신청권자를 넓게 정합니다. 상속채권자, 유증을 받은 자, 상속인, 상속재산관리인, 유언집행자가 모두 신청할 수 있습니다. 상속인만이 아니라 돈을 받아야 할 채권자 쪽에서도 절차를 열 수 있다는 뜻입니다.
더 눈여겨볼 것은 제2항입니다. 상속재산관리인, 유언집행자 또는 한정승인이나 재산분리가 있은 경우의 상속인은 상속재산으로 상속채권자 및 유증을 받은 자에 대한 채무를 완제할 수 없는 것을 발견한 때에는 지체 없이 파산신청을 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권한이 아니라 의무의 형태로 쓰여 있습니다. 한정승인을 마치고 청산에 들어간 상속인이라면, 이 조항이 자신에게 향해 있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하는 위치에 있게 됩니다.
시간의 제약도 있습니다. 같은 법 제300조는 상속재산에 대하여는 민법 제1045조에 따라 재산의 분리를 청구할 수 있는 기간에 한하여 파산신청을 할 수 있다고 하면서, 그 사이에 한정승인 또는 재산분리가 있은 때에는 상속채권자 및 유증을 받은 자에 대한 변제가 아직 종료하지 아니한 동안에도 신청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민법 제1045조 제1항은 상속개시된 날로부터 3월 내의 분리청구를, 제2항은 상속인이 승인이나 포기를 하지 아니한 동안의 기간 경과 후 청구를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같은 법 제346조가 더해집니다. 상속인이나 상속재산에 대한 파산선고는 한정승인 또는 재산분리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며, 다만 파산취소나 파산폐지 결정이 확정되거나 파산종결 결정이 있을 때까지 그 절차를 중지한다는 내용입니다. 한정승인을 했다고 해서 이 길이 닫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조문에 드러나 있습니다.
한정승인자가 직접 청산할 때 생기는 부담
민법은 한정승인자에게 청산의 절차를 맡깁니다. 한정승인을 한 날로부터 5일 내에 일반상속채권자와 유증받은 자에게 2월 이상의 기간을 정해 채권 신고를 공고해야 하고(민법 제1032조 제1항), 그 기간이 만료된 후 신고한 채권자와 자신이 알고 있는 채권자에게 각 채권액의 비율로 변제해야 합니다(같은 법 제1034조 제1항). 이때 우선권 있는 채권자의 권리를 해할 수는 없습니다. 변제를 위해 재산을 팔아야 하면 민사집행법에 따라 경매해야 합니다(같은 법 제1037조).
문제는 이 절차를 잘못 밟았을 때의 결과입니다. 민법 제1038조 제1항은 한정승인자가 공고나 최고를 해태하거나 변제에 관한 규정에 위반하여 어느 상속채권자나 유증받은 자에게 변제함으로 인하여 다른 상속채권자나 유증받은 자에 대하여 변제할 수 없게 된 때에는 한정승인자가 그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고 정합니다. 물려받은 재산의 한도에서만 책임진다는 한정승인의 효과(같은 법 제1028조)와는 별개로, 청산을 잘못한 것에 대한 책임이 상속인 자신에게 돌아오는 구조입니다.
또 신고 기간 내에 신고하지 않았고 한정승인자가 알지도 못한 채권자는 상속재산의 잔여가 있는 경우에만 변제를 받을 수 있지만, 상속재산에 특별담보권이 있는 때에는 그렇지 않습니다(같은 법 제1039조). 담보권자와 조세채권자, 신고한 채권자와 신고하지 않은 채권자가 뒤섞이면 상속인이 스스로 정확한 순서와 비율을 판단해야 하는 국면이 만들어집니다. 채권자 수와 담보·조세의 존재, 재산의 종류에 따라 난이도의 차이가 매우 크므로, 개별 사안에서 무엇이 문제되는지는 자료를 보아야 알 수 있습니다.
두 절차의 구조 비교
| 구분 | 한정승인에 따른 청산 | 상속재산파산 |
|---|---|---|
| 근거 | 민법 제1028조 이하 |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99조·제300조·제307조 이하 |
| 청산을 진행하는 사람 | 한정승인자, 즉 상속인 본인(제1032조·제1034조) | 법원이 선임한 파산관재인 |
| 청산을 잘못한 책임 | 상속인이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음(제1038조 제1항) | 절차가 법원의 감독 아래 진행됨. 다만 상속인에게는 신청 의무(제299조 제2항)와 한정승인 간주의 단서(제389조 제3항 단서)가 남음 |
| 상속인의 책임 범위 | 기간 내 신고에 의한 한정승인의 효과(제1028조·제1030조) | 파산선고로 한정승인 간주(제389조 제3항 본문, 단서 예외 있음) |
| 상속인의 개인 채권자 | 상속재산과의 관계가 개별적으로 다투어질 수 있음 | 파산재단에 대하여 파산채권자로서 권리 행사 불가(제438조) |
| 신청·개시 주체 | 상속인의 신고 | 상속채권자·유증을 받은 자·상속인·상속재산관리인·유언집행자(제299조 제1항) |
표는 두 절차의 구조를 나란히 놓은 것이고, 어느 쪽이 유리한지를 정리한 것이 아닙니다. 실제 사안에서는 재산의 종류, 채권자의 수와 성격, 담보권과 조세채권의 존재, 이미 진행된 집행이나 소송의 단계가 모두 함께 작용합니다.
순서가 결과를 바꿉니다 — 파산이 먼저인 경우
상속재산파산에서 가장 오해가 잦은 지점이 여기입니다. 사망 후에 상속재산에 파산선고가 나는 것과 파산선고를 받은 사람이 그 후에 사망하는 것은 같지 않습니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308조는 파산신청 또는 파산선고가 있은 후에 상속이 개시된 때에는 파산절차는 상속재산에 대하여 속행된다고 정합니다. 겉으로 보면 결국 상속재산에 대한 파산절차가 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렇다면 파산선고를 받은 채무자가 그 절차가 진행되는 중에 사망한 경우에도 상속인은 한정승인한 것으로 간주되는가. 대법원이 이 문제를 정면으로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은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이 경우는 ‘상속재산’에 대하여 파산선고가 있는 때가 아니므로 제389조 제3항 본문이 적용되지 않고, 나아가 이를 유추적용하는 것이 법의 체계와 입법 의도·목적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볼 수도 없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26. 4. 10.자 2024그834 결정).
이유로 든 것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채무자가 파산선고 당시에 가진 모든 재산이 파산재단에 속하고(제382조 제1항), 파산선고 전의 원인으로 생긴 재산상 청구권이 파산채권이 되므로(제423조), 파산선고를 받은 후에 상속이 개시되어 절차가 속행된다고 해서 파산선고 당시를 기준으로 정해진 파산재단과 파산채권을 달리 보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둘째, 상속재산파산절차에서는 상속재산에 속하는 모든 재산이 파산재단이 되고(제389조 제1항) 상속채권자와 유증을 받은 자가 파산채권자로서 권리를 행사하므로(제435조), 청산의 대상과 이해관계인의 이익이 두 절차에서 같지 않다는 것입니다. 셋째, 파산선고 후 사망까지 사이에 채무자가 새로운 재산을 취득하거나 새로운 채무를 부담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그래서 위 결정은, 파산선고 후 상속이 개시되어 속행되는 절차에서 상속인에게 일률적으로 한정승인 간주의 효과를 주는 것은 상속재산 자체의 공평한 청산을 목적으로 하는 상속재산파산절차에 한하여 그 효과를 부여한 법의 취지에도 어긋난다고 보았습니다. 조문 하나의 적용 여부가 갈리는 문제로 보이지만, 상속인이 물려받은 채무에 대해 무엇을 주장할 수 있는지가 여기서 달라집니다.
파산이 선고되어도 배당은 균등하지 않습니다
또 하나 자주 어긋나는 기대가 있습니다. 상속재산파산이 개시되면 채권자들이 채권액 비율대로 공평하게 나누어 받는다는 생각입니다. 조문은 그렇게만 되어 있지 않습니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473조는 재단채권의 범위를 열거하고 있고, 그 제2호는 국세징수법 또는 지방세징수법에 의하여 징수할 수 있는 청구권을 포함합니다. 그리고 같은 법 제476조는 재단채권은 파산채권보다 먼저 변제한다고 정합니다. 파산재단의 관리·환가 및 배당에 관한 비용(제473조 제3호), 근로자의 임금·퇴직금·재해보상금(같은 조 제10호) 등도 재단채권입니다.
이 순위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여 준 사안이 있습니다. 피상속인이 생전에 자기 토지를 다른 사람 명의로 옮겨 두었고, 관할 세무서장은 그 양도차익에 관하여 양도소득세를 부과했습니다. 피상속인의 채권자는 그 이전을 사해행위라고 주장해 취소 및 원상회복 소송에서 전부 승소했습니다. 피상속인이 사망한 뒤 그 채권자는 등기를 말소해 토지를 상속인 명의로 돌려놓고 강제경매를 신청했습니다. 그런데 상속인의 신청으로 그 상속재산에 파산이 선고되었고, 파산관재인이 경매절차를 속행했습니다. 매각대금은 먼저 국가의 양도소득세 등 채무에 변제되고, 남은 돈이 파산채권자들에게 안분배당되었습니다.
사해행위취소 소송을 이겨 재산을 되돌려 놓은 채권자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결과였습니다. 그 채권자는 국가를 상대로 부당이득 반환을 구했습니다. 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사해행위취소권의 행사로 원상회복된 재산이라도 채무자에 대해 파산이 선고되면 이는 파산절차의 총채권자를 위한 공동담보인 파산재단에 속한다고 보아야 하고, 국가의 양도소득세 등 채권은 사해행위 이후에 성립한 것이더라도 파산선고 전에 이미 발생한 조세채권으로서 제473조 제2호의 재단채권에 해당하므로 제476조에 따라 파산채권보다 먼저 변제되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대법원 2026. 5. 20. 선고 2025다210073 판결).
이 판결은 채권자 쪽 사안이지만, 상속인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있습니다. 파산절차가 열리면 그때까지 개별적으로 진행되던 집행과 소송의 결과물이 집단적·포괄적 청산의 틀 안으로 들어온다는 것, 그리고 그 안에서의 순위는 조문이 정한 대로라는 것입니다. 남은 재산으로 무엇이 어떻게 정리될지에 대한 예상은 조세채권과 담보권, 재단채권의 규모를 확인한 뒤에야 세울 수 있습니다.
이 절차들이 실제로 어려운 이유
상속재산이 채무초과인 사안에서 상속인이 마주하는 것은 하나의 결정이 아닙니다. 한정승인이나 포기의 기한(민법 제1019조 제1항), 상속재산에 대한 처분행위를 하면 단순승인으로 간주되는 문제(같은 법 제1026조 제1호), 그 뒤의 청산과 배당변제, 그리고 완제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발견했을 때의 파산신청 의무(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99조 제2항)가 시간 순서대로 겹쳐 옵니다. 각 단계에서 놓친 것이 다음 단계의 선택지를 줄입니다.
여기에 상속인이 여럿이면 한 사람의 결정이 다른 사람의 지위를 바꾸고, 피상속인의 재산에 이미 담보나 압류가 걸려 있으면 판단해야 할 항목이 늘어납니다. 상속인이나 상속채권자가 해외에 있는 경우, 재산이나 채무의 일부가 외국에 있는 경우에는 확인해야 할 사항이 더 붙습니다. 조문과 판례는 공개되어 있지만, 눈앞의 사안이 그 조문 가운데 어디에 놓여 있는지를 판단하는 일은 자료를 직접 보아야 가능합니다.
정리
- 상속재산이 채무초과라면 상속재산 자체에 대한 파산선고가 가능합니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307조).
- 파산선고가 있으면 상속재산 전부가 파산재단이 되고 상속인은 한정승인한 것으로 간주됩니다(제389조 제1항·제3항 본문). 민법 제1026조 제3호에 해당하면 간주되지 않습니다.
- 한정승인이나 재산분리가 있은 상속인 등은 완제 불가를 발견한 때 지체 없이 파산신청을 할 의무가 있습니다(제299조 제2항).
- 신청 기간에는 제한이 있으나, 한정승인·재산분리가 있었다면 변제가 종료되지 아니한 동안에도 신청할 수 있습니다(제300조).
- 파산선고 후에 채무자가 사망해 절차가 속행된 경우에는 한정승인 간주 규정이 적용되지 않고 유추적용도 부정됩니다(대법원 2026. 4. 10.자 2024그834 결정).
- 재단채권은 파산채권보다 먼저 변제되며, 국세징수법 등에 따라 징수할 수 있는 조세채권으로서 파산선고 전에 발생한 것은 재단채권입니다(제473조 제2호·제476조, 대법원 2026. 5. 20. 선고 2025다210073 판결).
- 한정승인자가 직접 청산하다 공고·최고를 해태하거나 변제 규정을 위반하면 상속인이 손해를 배상해야 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1038조 제1항).
채무초과 상속, 자료를 보고 판단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빚이 재산보다 많은 상속에서 상속인이 가장 자주 겪는 어려움은 제도를 몰랐다는 데 있지 않습니다. 한정승인과 상속포기, 재산분리, 그리고 상속재산파산이 각각 존재한다는 사실까지는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지금 이 상속재산과 이 채권자들 사이에서 어느 단계에 서 있는지를 확인하는 일이고, 그것은 채권자 목록과 재산 내역, 이미 진행된 집행이나 소송 서류를 보아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여해법률사무소는 상속포기와 한정승인, 상속재산분할과 유류분 등 상속 분쟁, 그리고 상속인이나 재산이 해외에 걸쳐 있는 국제상속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가족이 남긴 빚 앞에서 시간에 쫓기는 상황이라면, 손에 있는 서류를 기준으로 지금 무엇이 문제인지부터 함께 확인해 드립니다.
저희는 홈페이지에 고정된 수임료표를 두지 않습니다. 같은 채무초과 상속이라도 채권자 수와 담보·조세채권의 존재, 이미 진행된 집행이나 소송의 단계, 상속인이 여러 명인지에 따라 필요한 작업의 양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사건의 내용을 확인한 뒤 조건을 말씀드립니다.
상속포기와 한정승인의 선택 자체가 갈리는 지점은 부모의 빚도 상속되나요 — 상속포기와 한정승인 글에서, 상속인들 사이의 재산 분배가 다투어지는 구조는 상속재산분할심판 글에서 이어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상속 전반의 구조는 상속 안내 페이지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본 글은 상속의 승인·포기와 한정승인 청산, 상속재산에 대한 파산절차에 관한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특정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나 의견이 아닙니다. 인용한 법령과 판례는 작성일 기준이며 이후 개정·변경될 수 있고, 절차의 개시 여부와 결과는 개별 사정과 법원의 판단에 따라 달라집니다. 구체적인 사안은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한정승인을 이미 했는데도 상속재산파산을 신청할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300조는 상속재산에 대한 파산신청을 민법 제1045조에 따라 재산분리를 청구할 수 있는 기간에 한하여 할 수 있도록 하면서, 그 사이에 한정승인 또는 재산분리가 있었던 때에는 상속채권자 및 유증을 받은 자에 대한 변제가 아직 종료되지 아니한 동안에도 파산신청을 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별도로 같은 법 제346조는 이미 이루어진 한정승인이나 재산분리가 파산선고로 영향을 받지 아니한다고 정하면서, 파산취소·파산폐지 결정이 확정되거나 파산종결 결정이 있을 때까지 그 절차를 중지하도록 규정합니다. 다만 같은 법 제299조 제2항은 한정승인이나 재산분리가 있은 경우의 상속인 등이 상속재산으로 채무를 완제할 수 없는 것을 발견한 때에는 지체 없이 파산신청을 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어, 이는 선택의 문제로만 남지 않습니다.
상속재산파산이 선고되면 상속인의 빚 책임은 어떻게 되나요?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389조 제1항은 상속재산에 대하여 파산선고가 있는 때에는 이에 속하는 모든 재산을 파산재단으로 한다고 정하고, 같은 조 제3항 본문은 이 경우 상속인은 한정승인한 것으로 본다고 정합니다. 다만 같은 항 단서는 민법 제1026조 제3호에 의하여 상속인이 단순승인한 것으로 보는 때, 즉 한정승인이나 포기를 한 후에 상속재산을 은닉하거나 부정소비하거나 고의로 재산목록에 기입하지 아니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또 같은 법 제438조에 따라 상속인의 채권자는 그 파산재단에 대하여 파산채권자로서 권리를 행사할 수 없습니다.
아버지가 파산선고를 받은 뒤에 사망했다면 상속인도 한정승인한 것으로 되나요?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대법원 2026. 4. 10.자 2024그834 결정은, 채무자에 대하여 파산선고가 있은 후 파산절차 진행 중에 채무자가 사망하여 파산절차가 상속재산에 대하여 속행된 경우(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308조)에는 ‘상속재산’에 대하여 파산선고가 있는 때가 아니므로 상속인을 한정승인한 것으로 간주하는 같은 법 제389조 제3항 본문이 적용되지 않고, 이를 유추적용하는 것도 정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파산재단과 파산채권이 파산선고 당시를 기준으로 정해지고, 두 절차의 청산 대상과 이해관계인의 이익이 같지 않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상속재산파산을 하면 채권자들이 모두 똑같은 비율로 나눠 받나요?
아닙니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473조는 재단채권의 범위를 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476조는 재단채권은 파산채권보다 먼저 변제한다고 규정합니다. 대법원 2026. 5. 20. 선고 2025다210073 판결은, 상속재산에 대한 파산절차에서 국세징수법에 따라 징수할 수 있는 조세채권이 파산선고 전에 이미 발생한 것이라면 같은 법 제473조 제2호의 재단채권에 해당하여 환가대금 배당절차에서 파산채권보다 먼저 변제되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사해행위취소 소송으로 재산을 되돌려 놓은 채권자라도 이 순위를 넘어서지는 못한다고 판단한 사안입니다.
한정승인 후 상속인이 직접 채권자들에게 갚아도 되나요?
민법은 한정승인자에게 채권자에 대한 공고·최고(제1032조)와 각 채권액의 비율에 따른 배당변제(제1034조)를 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1038조 제1항은 한정승인자가 공고나 최고를 해태하거나 변제에 관한 규정을 위반하여 어느 상속채권자나 유증받은 자에게 변제함으로써 다른 상속채권자 등에 대하여 변제할 수 없게 된 때에는 그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고 정합니다. 즉 청산을 잘못 진행하면 상속인 자신이 책임을 지게 될 수 있습니다. 상속재산의 규모와 채권자 수, 담보권과 조세채권의 존재에 따라 사정이 크게 달라지므로 개별 검토가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