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년후견은 질병·장애·노령 등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처리능력이 지속적으로 결여된 사람을 위한 제도이며, 피성년후견인의 법률행위는 원칙적으로 취소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9조·제10조).
- 후견은 성년후견·한정후견·특정후견·임의후견(후견계약)으로 나뉘며, 보호의 필요 정도에 따라 적용되는 유형과 효과가 다릅니다.
- 대법원 2021. 6. 10.자 2020스596 결정은 법원이 청구 취지에 구애받지 않고 본인의 의사와 제도 목적을 고려해 후견 유형을 정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 후견인은 가정법원이 직권으로 선임하며, 가족 간 이해관계가 대립하면 제3자나 법인이 선임될 수 있습니다. 한 번 개시된 후견은 종료 사유가 생길 때까지 법원의 감독 아래 지속됩니다.
부모님이 연로해지면서 통장과 부동산을 혼자 관리하기 어려워지거나, 사고나 질병으로 가족이 갑자기 의사 표현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가족은 병원비를 내거나 부동산을 처분하는 일조차 대신 처리할 권한이 없어 곤란을 겪습니다. 성년후견은 이처럼 판단능력이 저하된 성인을 법적으로 보호하고, 그를 대신해 재산과 신상에 관한 사무를 처리할 사람을 정하기 위한 제도입니다. (아래 상황은 제도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일반적 예시이며, 특정 의뢰인의 사건이 아닙니다.)
이 글에서는 성년후견 신청 절차의 큰 틀 — 후견의 네 가지 유형과 차이, 누가 신청할 수 있는지, 법원이 후견 유형과 후견인을 어떻게 정하는지 — 을 정리합니다. 다만 어떤 후견이 적절한지, 누구를 후견인으로 세울지는 본인의 상태와 가족 관계에 따라 크게 달라지므로, 실제 사건에서는 별도의 검토가 필요합니다.
성년후견이란 — 판단능력이 저하된 성인을 위한 보호 제도
성년후견은 질병, 장애, 노령, 그 밖의 사유로 인한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지속적으로 결여된 사람에 대해, 가정법원이 성년후견개시 심판을 통해 후견인을 두는 제도입니다(민법 제9조). 후견이 개시되면 피성년후견인이 한 법률행위는 원칙적으로 취소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일용품의 구입처럼 일상생활에 필요하고 그 대가가 과도하지 않은 행위는 취소 대상에서 제외되며, 가정법원은 취소할 수 없는 법률행위의 범위를 따로 정할 수도 있습니다(민법 제10조).
이 ‘취소할 수 있다’는 효과는 본인을 부당한 거래나 사기로부터 보호하는 핵심 장치입니다. 동시에 본인의 행위능력을 폭넓게 제한하는 강한 효과이기도 하므로, 법은 보호의 필요 정도에 따라 후견을 여러 유형으로 나누어 두고 있습니다.
후견의 네 가지 유형 — 성년후견·한정후견·특정후견·임의후견
우리 법의 후견 제도는 보호가 필요한 정도와 본인의 의사에 따라 다음과 같이 구분됩니다. 어느 유형에 해당하는지에 따라 본인의 행위능력이 제한되는 범위와 후견인의 권한이 달라집니다.
| 유형 | 대상 | 행위능력 제한 | 개시 방법 |
|---|---|---|---|
| 성년후견 | 사무처리능력이 지속적으로 결여된 사람 | 법률행위를 원칙적으로 취소 가능(일상행위 제외) | 가정법원의 성년후견개시 심판 |
| 한정후견 | 사무처리능력이 부족한 사람 | 법원이 정한 행위에만 후견인 동의 필요 | 가정법원의 한정후견개시 심판 |
| 특정후견 | 일시적 후원 또는 특정 사무의 후원이 필요한 사람 | 행위능력은 제한되지 않음 | 가정법원의 특정후견 심판 |
| 임의후견 (후견계약) |
장래의 능력 저하에 대비해 본인이 미리 후견인을 정함 | 계약에서 정한 범위에 따름 | 공정증서에 의한 계약·등기, 임의후견감독인 선임 시 효력 발생 |
성년후견·한정후견·특정후견은 본인이 이미 능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가족 등이 법원에 청구하는 법정후견입니다. 반면 임의후견은 본인이 판단능력이 있을 때 장래를 대비해 미리 후견인과 그 권한 범위를 계약으로 정해 두는 제도로, 본인의 의사가 가장 직접적으로 반영되는 유형입니다.
누가 신청할 수 있나 — 청구권자의 범위
성년후견개시 심판은 본인이 스스로 청구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가족이 청구합니다. 민법 제9조 제1항은 청구권자를 본인, 배우자, 4촌 이내의 친족, 미성년후견인·미성년후견감독인, 한정후견인·한정후견감독인, 특정후견인·특정후견감독인, 검사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돌볼 친족이 없는 경우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청구할 수 있도록 한 점이 특징입니다.
청구는 사건본인의 주소지를 관할하는 가정법원에 합니다. 청구가 접수되면 법원은 본인의 정신상태에 관한 의사의 감정, 본인과 가족에 대한 심문 등을 거쳐 후견 개시 여부와 유형을 판단합니다. 이 과정은 보통 수개월이 걸리며, 사안에 따라 더 길어질 수 있습니다.
법원은 어떤 후견을 개시할지 어떻게 정하나 — 대법원 2020스596
청구인이 특정 유형의 후견을 청구했다고 해서 반드시 그 유형으로 후견이 개시되는 것은 아닙니다. 한정후견을 청구했는데 성년후견이 개시되거나, 그 반대인 경우가 실제로 다투어진 사건이 있었습니다.
대법원 2021. 6. 10.자 2020스596 결정은 성년후견·한정후견에 관한 심판 절차가 가사비송사건이어서, 가정법원이 당사자의 주장에 구애받지 않고 후견적 입장에서 합목적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법원은 청구 취지와 원인, 본인의 의사, 성년후견·한정후견 제도의 목적 등을 종합해 어느 쪽의 보호가 적절한지를 정하고, 그에 따라 필요한 절차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한정후견을 청구한 사건에서도 요건이 충족되고 본인이 희망한다면 성년후견을 개시할 수 있고, 성년후견을 청구하고 있더라도 필요하다면 한정후견을 개시할 수 있습니다. 같은 결정은 본인의 정신상태를 판단할 만한 다른 충분한 자료가 있는 경우에는 의사의 감정 없이도 후견을 개시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판단이 의미하는 것은, 후견 사건에서 ‘무엇을 청구하느냐’보다 ‘본인의 상태와 의사에 비추어 어떤 보호가 적절한가’가 더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청구 단계에서 유형 선택과 그 근거를 충실히 정리하는 일이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후견인은 누가 되나 — 선임 기준과 가족 간 분쟁
후견인은 가정법원이 직권으로 선임합니다. 법원은 본인의 의사, 본인의 건강·생활관계·재산상황, 후견인이 될 사람의 직업과 경험, 본인과의 이해관계 유무 등을 고려하며, 필요하면 여러 명의 후견인을 두거나 법인을 후견인으로 선임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936조).
실무에서 다툼이 가장 잦은 지점이 바로 이 후견인 선임입니다. 형제자매가 서로 후견인이 되겠다고 대립하거나, 특정 가족이 본인의 재산을 관리하는 데 다른 가족이 반대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처럼 가족 사이에 이해관계가 대립하면, 법원은 분쟁을 줄이기 위해 가족이 아닌 변호사 등 제3자나 후견 법인을 선임하기도 합니다. 또한 후견인이 본인을 격리하거나 본인에 대한 의료행위에 동의하는 등 신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결정을 할 때에는 별도로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민법 제947조의2). 후견은 한 번 정해지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종료 사유가 생길 때까지 법원의 감독을 받으며 지속되는 제도입니다.
이미 후견계약을 해 두었다면 — 임의후견 우선의 원칙
본인이 판단능력이 있을 때 미리 후견인을 정해 두는 후견계약(임의후견)이 등기되어 있는 경우에는, 본인의 의사를 존중해 그 계약이 우선합니다. 대법원 2017. 6. 1.자 2017스515 결정은 후견계약이 등기되어 있으면 가정법원은 본인의 이익을 위하여 특별히 필요할 때에만 법정후견(성년후견·한정후견 등)의 심판을 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는 한정후견 청구가 제기된 뒤 심판이 확정되기 전에 후견계약이 등기된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여기서 ‘본인의 이익을 위하여 특별히 필요할 때’란, 후견계약의 내용과 임의후견인의 적합성, 본인의 정신적 제약 정도 등을 종합할 때 후견계약만으로는 본인 보호에 충분하지 않아 법정후견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말합니다. 미리 후견계약을 준비해 둘지, 가족이 법정후견을 청구할지는 본인의 의사와 가족 상황에 따라 선택이 달라지는 문제입니다.
유형 선택과 후견인 다툼 — 사안별 검토가 필요한 이유
지금까지 본 것처럼 성년후견 사건에서는 여러 판단이 겹칩니다. 본인의 상태가 성년후견·한정후견·특정후견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 이미 후견계약이 있는지, 누구를 후견인으로 세울지, 가족 사이에 이해관계 대립은 없는지가 모두 결과에 영향을 미칩니다. 신청하는 가족의 입장에서든, 다른 가족의 청구에 대응하는 입장에서든 마찬가지입니다.
이러한 판단이 조합되면 사건마다 결론이 달라집니다. 본인의 상황이 어디에 해당하는지 불분명하다면, 카카오톡으로 기본적인 사실관계를 먼저 확인해 보실 수 있습니다. 가족법 전반의 안내는 가족법 변호사 안내 페이지에서 정리하고 있으며, 부모님의 재산 관리가 상속과 함께 문제 되는 경우에는 상속 분쟁 변호사 안내도 함께 참고하실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성년후견은 누가 신청할 수 있나요?
본인, 배우자, 4촌 이내의 친족, 미성년후견인·미성년후견감독인, 한정후견인·한정후견감독인, 특정후견인·특정후견감독인, 검사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가정법원에 성년후견개시 심판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자녀나 형제자매뿐 아니라, 돌볼 친족이 없는 경우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성년후견과 한정후견은 어떻게 다른가요?
성년후견은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지속적으로 결여된 사람을 위한 제도로, 피성년후견인의 법률행위는 원칙적으로 취소할 수 있습니다. 한정후견은 사무처리능력이 부족한 사람을 위한 제도로, 법원이 정한 행위에 대해서만 후견인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어느 쪽이 적절한지는 본인의 정신상태와 보호의 필요 정도에 따라 법원이 결정합니다.
성년후견을 청구하면 반드시 성년후견이 개시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대법원 2021. 6. 10.자 2020스596 결정은 후견 개시 절차가 가사비송사건이어서 가정법원이 당사자의 청구 취지에 구애받지 않고 본인의 의사와 제도의 목적을 고려해 적절한 후견 유형을 정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즉 성년후견을 청구했더라도 필요하다면 한정후견이, 한정후견을 청구했더라도 요건이 충족되면 성년후견이 개시될 수 있습니다.
가족이 아닌 변호사나 법인이 후견인이 될 수도 있나요?
가능합니다. 가정법원은 본인의 의사, 건강·생활관계·재산상황, 후견인이 될 사람의 직업과 경험, 본인과의 이해관계 유무 등을 고려해 직권으로 후견인을 선임하며, 여러 명을 두거나 법인을 후견인으로 선임할 수도 있습니다. 가족 사이에 이해관계가 대립하는 경우에는 가족이 아닌 제3자가 선임되기도 합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구체적 사안에 대한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개별 사건의 결과는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실제 진행 전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여해법률사무소 김평호 변호사 (Pyoung-ho Kim)
한국 변호사, 사법시험 합격, 사법연수원 제43기 수료.
2021년 우수변호사상 수상.
2014년 이래 500건 이상의 사건 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