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 중에 태어난 자녀는 별도의 증명 없이도 법률상 남편의 자녀로 인정됩니다. 이것이 민법 제844조가 정한 ‘친생추정’입니다. 그런데 실무에서는 “유전자 검사 결과 혈연관계가 없다고 나왔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이 자주 나옵니다. 친생추정은 혈연 여부와 무관하게 법적으로 부자관계를 확정하는 제도이기 때문에, 이를 번복하려면 반드시 민법이 정한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그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친생추정이 적용되는 범위
민법 제844조(시행 2026. 3. 17.)는 세 가지 요건을 추정합니다. 첫째, 아내가 혼인 중에 임신한 자녀는 남편의 자녀로 추정됩니다. 둘째, 혼인 성립일로부터 200일 이후에 출생한 자녀는 혼인 중에 임신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셋째, 혼인관계가 종료된 날부터 300일 이내에 출생한 자녀 역시 혼인 중에 임신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마지막 요건으로 인해 이혼 후에 출생한 자녀라도 전 남편의 친생자로 추정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추정이 혈연관계의 진실과 무관하게 적용된다는 점입니다. 대법원은 2019년 혈연관계가 없다는 점이 밝혀진 경우에도 친생추정이 미친다고 명확히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19. 10. 23. 선고 2016므2510 판결). 따라서 DNA 검사 결과만으로는 법적 부자관계가 소멸하지 않습니다. 추정의 원칙과 혼인 중 출생자 지위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해당 안내 페이지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방법 1: 친생부인의 소(訴)
친생추정을 번복하는 일반적인 방법은 가정법원에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하는 것입니다. 민법 제846조, 제847조에 따른 이 소송은 부부의 일방—즉 남편 또는 아내—이 다른 일방 또는 자녀를 상대로 제기합니다.
소를 제기할 수 있는 기간, 즉 제척기간이 중요합니다. 친생부인의 사유가 있음을 안 날부터 2년 내에 제기해야 합니다. 이 기간이 지나면 원칙적으로 친생부인의 소로 친생추정을 다투기 어렵습니다. 다만 예외적 절차 가능성은 별도 검토가 필요하며, ‘사유를 안 날’의 기산점은 단순한 의심이 아니라 유전자 검사 결과 등 구체적인 인식 시점으로 판단됩니다.
원고적격과 관련하여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대법원 2014. 12. 11. 선고 2013므4591 판결에 따르면, 처(妻)로서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할 수 있는 사람은 자의 생모에 한정됩니다. 재혼한 배우자는 전혼 자녀에 대해 이 소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 또한 남편이 인공수정에 동의한 경우에도 소 제기가 허용되지 않습니다.
친생부인의 소에 대한 요건·절차·비용 등은 친생부인의 소 안내 페이지에서 구체적으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방법 2: 친생부인의 허가 청구
2017년 개정(2018. 2. 1. 시행)으로 도입된 민법 제854조의2는 특정 상황에서 소송 없이 친생추정을 배제할 수 있는 비송 절차를 마련했습니다. 이 규정은 혼인관계 종료 후 300일 이내에 출생한 자녀—즉 제844조 제3항에 해당하는 경우—를 대상으로 합니다.
청구권자는 어머니 또는 어머니의 전 남편입니다. 가정법원에 허가 청구를 하면, 법원은 혈액형 검사나 유전자 검사 결과, 장기간의 별거 등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허가 여부를 결정합니다. 허가를 받으면 제844조 제1항 및 제3항의 친생추정이 미치지 않는 것으로 처리됩니다. 다만 이미 혼인 중의 자녀로 출생신고가 된 경우에는 이 절차를 이용할 수 없고,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해야 합니다.
이와 함께 민법 제855조의2는 생부(生父)가 같은 조건에서 인지의 허가 청구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합니다. 생부가 인지의 허가를 받은 뒤 가족관계등록법상 인지신고를 하면, 제844조 제1항 및 제3항의 친생추정이 미치지 않는 것으로 처리됩니다.
두 방법의 비교
| 구분 | 친생부인의 소 | 친생부인의 허가 청구 |
|---|---|---|
| 근거 조문 | 민법 제846조, 제847조 | 민법 제854조의2 |
| 적용 대상 | 혼인 중 출생자 전반 | 혼인관계 종료 후 300일 이내 출생자 (출생신고 전) |
| 청구권자 | 부 또는 처(처는 자의 생모에 한정) | 어머니 또는 어머니의 전 남편 |
| 제척기간 | 사유를 안 날부터 2년 | 별도 규정 없음 (출생신고 전 신속 검토) |
| 절차 성격 | 소송 (상대방 지정 필요) | 비소송 (허가 청구) |
실무에서 주의할 점
친생추정 문제는 출생신고 시점, 현재 자녀의 나이, 혼인관계 종료 여부, 당사자 간 합의 가능성 등 여러 변수가 교차합니다. 제척기간(2년)이 경과한 경우에는 민법 제865조에 따른 친생자관계존부확인의 소를 검토할 수 있는 경우도 있으나, 이는 청구권자 범위와 요건이 달라 별도의 법률 검토가 필요합니다.
특히 외국 국적 배우자가 포함된 국제 사건에서는 어느 나라 법이 적용되는지(준거법)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한국 민법이 적용되더라도 외국 법원 판결의 승인 여부, 자녀의 국적 처리 방식 등이 추가적으로 얽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안별로 어떤 절차가 가능한지, 제척기간이 도과되지 않았는지 여부는 사실관계를 구체적으로 검토해야 판단할 수 있습니다. 기본 사실관계를 정리하신 뒤 카카오톡으로 먼저 문의하시면 절차 안내를 드릴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추정의 원칙이란 무엇인가요?
민법 제844조에 따라 아내가 혼인 중에 임신한 자녀는 남편의 자녀로 추정됩니다. 혼인 성립 후 200일 이후에 출생하거나, 혼인관계 종료 후 300일 이내에 출생한 자녀도 혼인 중 임신으로 추정됩니다. 이 추정은 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으면 번복할 수 없습니다.
유전자 검사에서 혈연관계가 없다고 나왔는데도 친생부인 소송이 필요한가요?
네, 그렇습니다. 대법원은 혈연관계가 없다는 사실이 밝혀지더라도 친생추정은 그대로 유지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19. 10. 23. 선고 2016므2510 판결). 친생추정을 배제하려면 반드시 민법이 정한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친생부인의 소 제척기간 2년의 기산점은 언제인가요?
민법 제847조 제1항에 따라 ‘그 사유가 있음을 안 날’부터 2년입니다. 단순한 의심이 아니라 유전자 검사 등을 통해 구체적으로 인식한 날이 기산점이 됩니다. 사안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어 전문가 검토가 필요합니다.
이혼 후 300일 이내에 자녀가 태어난 경우에도 전 남편의 친생자로 추정되나요?
혼인관계가 종료된 날부터 300일 이내에 태어난 자녀는 전 남편의 자녀로 추정됩니다. 이 경우 민법 제854조의2에 따른 ‘친생부인의 허가 청구'(비소송 절차)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단, 이미 혼인 중의 자녀로 출생신고가 된 경우에는 해당 절차를 쓸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