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쓰는 짧은 시간용 마취제, 에토미데이트(etomidate). 최근 몇 년 사이 이 약물이 의료 현장 밖에서, 흔히 전자담배 카트리지 형태로 돌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졌습니다. 2026년 8월에는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가 동남아발 에토미데이트 밀반입·유통 사건으로 32명을 검거(13명 구속)했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현지에서는 흔히 보던 것”이라는 감각과 한국 법 사이의 간극입니다. 에토미데이트는 2026년 2월 13일부터 한국에서 향정신성의약품입니다. 여행 가방에 넣어 입국하는 순간, 그 행위는 단순 소지가 아니라 마약류 범죄 중에서도 무겁게 다뤄지는 ‘수입’이 됩니다. 이 글은 에토미데이트 처벌이 어떤 구조로 정해지는지, 그리고 적발 직후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법령과 대법원 판례로 정리합니다. 해외여행에서 돌아오는 분, 그리고 한국을 찾는 외국인 가족·지인을 둔 분들을 위한 글입니다.
핵심 요약 (Key Takeaways)
① 에토미데이트는 마약류관리법 제2조 제3호 라목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되어 2026. 2. 13.부터 시행 중입니다.
② 해외에서 들여오면 수입죄 —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제60조 제1항 제3호), 미수도 처벌합니다. 국내에서 소지·사용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제61조 제1항 제5호)입니다.
③ 대법원은 수입이 목적과 관계없이 국내로 반입하는 행위이고, 양륙·지상 반입 시 완성된다고 봅니다(대법원 1998. 11. 27. 선고 98도2734 판결). 공항 수하물 검사에서 발견됐다고 “아직 아무 일도 없었던 것”이 아닙니다.
④ 가액이 500만 원 이상이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제11조 제2항이 적용되어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5천만 원 이상은 7년 이상) — 벌금형이 없습니다.
⑤ 수사 중에는 외국인은 출국정지, 내국인은 출국금지로 출국이 막힐 수 있습니다. 외국인의 체류 불이익은 형사 절차와 별개인 재량 판단입니다.
에토미데이트는 한국 법에서 무엇인가
마약류관리법은 마약류를 마약·향정신성의약품·대마로 나누고, 향정신성의약품은 오남용 위험과 의료용 쓰임새에 따라 가목부터 라목까지 네 단계로 구분합니다. 에토미데이트는 여전히 의료용으로 쓰이는 약물이어서 라목에 지정되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25년 지정을 공고했고, 2026년 2월 13일부터 시행되고 있습니다.
그 결과 두 가지가 달라졌습니다. 첫째, 허가받은 의료·약사 체계 밖에서 에토미데이트를 수입·소지·사용하는 것은 모두 마약류관리법 제4조 제1항 위반이 됩니다. 둘째, 향정신성의약품이기 때문에 가액에 따라 형을 가중하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의 대상에도 들어갑니다.
“구입한 나라에서는 합법”이라는 생각도 더는 사실과 맞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태국은 2025년 7월 에토미데이트를 향정신성 물질로 격상해 통제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한국에 들어오는 순간부터는 한국 법이 적용됩니다.
같은 물건, 다른 죄명 — 수입·소지·사용의 법정형
같은 카트리지 하나라도 어디에서, 어떤 경위로 발견되었는지에 따라 적용 조문이 달라지고, 법정형은 두 배 차이가 납니다.
| 행위 | 근거 조문 | 법정형 |
|---|---|---|
| 해외에서 한국으로 들여오는 행위(기내·위탁 수하물 포함), 수입 목적의 소지·소유 | 마약류관리법 제60조 제1항 제3호 / 미수 제60조 제3항 | 10년 이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 벌금 |
| 국내에서 매매·수수·소지·사용·투약 등 | 같은 법 제61조 제1항 제5호 / 미수 제61조 제3항 |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 벌금 |
| 상습범 | 제60조 제2항·제61조 제2항 |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 |
| 가액 500만 원 이상 5천만 원 미만(수입 등 제60조의 죄) |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제11조 제2항 제2호 | 무기 또는 3년 이상 징역 |
| 가액 5천만 원 이상(수입 등 제60조의 죄) | 같은 항 제1호 | 무기 또는 7년 이상 징역 |
여행자에게 중요한 것은 첫 줄입니다. 대법원은 향정신성의약품의 수입을 “그 목적이나 의도에 관계 없이” 국외에서 국내로 반입하는 행위로 보고, 배나 비행기에서 내려 지상으로 옮겨지면 수입이 완성된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1998. 11. 27. 선고 98도2734 판결). 그 사건은 국내를 거쳐 가려던 물건이었는데도 수입으로 인정되었습니다. 공항을 나서기 전 세관 검사에서 발견되었다는 사정만으로 미수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가액이 법정형 체계를 바꾼다
위 표의 마지막 두 줄이 보여 주듯, 가액이 500만 원을 넘는 순간 법정형의 체계 자체가 바뀝니다. 벌금형 선택지가 사라지고 하한이 있는 징역형만 남습니다. 그래서 ‘가액을 어떻게 산정하느냐’는 결과에 매우 큰 영향을 주는 문제입니다.
대법원은 가액이 적용 법조와 법정형을 가르는 기준이므로 객관적으로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보면서, 원칙적으로 ‘국내 시장에서의 통상적인 거래가액’을 말하고, 이를 알 수 없을 때에만 ‘실제 거래가격’을 기준으로 한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22. 9. 7. 선고 2022도8341 판결).
에토미데이트처럼 최근에야 통제 대상이 된 물질은 ‘국내 시장의 통상 거래가액’이 정립된 수치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특정 사건에서 가중처벌 조항이 적용되는지, 어떤 근거로 적용되는지는 기록에 담긴 증거에 따라 달라지며, 초기에 법률적 검토가 가장 필요한 쟁점 중 하나입니다.
“한국에서 불법인 줄 몰랐어요”는 통할까
적발 직후 가장 많이 나오는 말이고, 그 심정은 충분히 이해됩니다. 그러나 법적으로는 결론을 바꾸기 어렵습니다. 형법 제16조는 법률의 착오에 ‘정당한 이유’가 있을 때에만 벌하지 않는데, 대법원은 행위자가 자신의 지적능력을 다해 위법성을 회피하려는 진지한 노력을 했더라면 위법성을 인식할 수 있었는지를 기준으로 정당한 이유 여부를 판단합니다(대법원 2006. 3. 24. 선고 2005도3717 판결). 정부가 공고하고 시행한 지정이고, 반입 출발지인 나라들도 통제를 강화한 상황에서는 이 주장이 받아들여질 여지가 넓지 않습니다.
대신 한국 법이 실제로 살피는 것은 사건의 전체 모습입니다. 수량, 목적, 당사자의 경력, 적발 이후의 사정 등이 그것입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마약범죄 양형기준도 수출입 범죄에서 그 목적이 투약·단순소지를 위한 것인지를 양형 요소로 두고 있습니다. 다만 이런 사정은 기대하거나 주장만 한다고 반영되는 것이 아니라, 기록에 근거를 갖추어 제시되어야 합니다.
적발 직후 — 출국이 막히는 순간
입국 검사에서 에토미데이트가 발견되면 물품은 압수되고 사건은 수사기관으로 넘어갑니다. 사실관계에 따라 체포·조사를 거쳐 석방되거나, 구속영장 청구 여부가 검토되는 동안 신병이 확보될 수 있습니다. 물질 감정과, 경우에 따라 신체에 대한 검사가 함께 진행되기도 합니다.
이 단계에서 당장 피부에 닿는 문제는 구금보다 출국인 경우가 많습니다.
| 구분 | 근거 | 범죄 수사를 위한 기간 |
|---|---|---|
| 외국인 — 출국정지 | 출입국관리법 제29조, 같은 법 시행령 제36조 제1항 제2호 | 원칙적으로 1개월 이내(사유에 따라 3개월 이내 등), 연장 가능 |
| 대한민국 국민 — 출국금지 | 출입국관리법 제4조 제2항 | 원칙적으로 1개월 이내, 연장 가능 |
짧은 일정으로 한국을 찾은 외국인에게 귀국 항공편, 본국의 직장, 만료가 다가오는 비자, 해외에서 기다리는 가족 — 이 모든 것이 한꺼번에 불확실해집니다. 외국인의 조사는 통역을 거쳐 한국어로 기록되고, 그 조서가 이후 모든 단계의 증거가 됩니다. 통역의 정확성이 진술 기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도 외국인 사건에서 늘 염두에 두어야 할 부분입니다.
형사 절차와 체류 문제는 별개로 움직입니다. 마약 사건은 출국명령·강제퇴거·입국규제로 이어질 위험이 큰 영역이지만, 이는 죄명과 처분 결과, 체류 이력 등을 종합한 출입국 당국의 재량 판단이며 자동으로 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마약 사건 전반의 처벌 기준과 체류 영향은 마약 투약·소지로 입건되면 — 향정·대마 처벌 기준에서 함께 다루었습니다.
왜 초기 단계가 중요한가
에토미데이트 사건은 한국 법원에 아직 새로운 유형입니다. 이 글을 쓰는 시점까지 법령정보센터 판례 데이터베이스에서 에토미데이트 수입 사건의 판결은 검색되지 않습니다. 가액·목적·개인 사정이 이 유형에서 어떻게 평가될지는 아직 형성되는 중이라는 뜻입니다. 그만큼 사건 초기에 기록되는 것 — 무엇을 말했고, 무엇이 서류로 남았고, 수사기관 앞에 무엇이 제출되었는지 — 이 갖는 무게가 큽니다.
석방을 구할지, 수량과 목적을 어떤 근거로 설명할지, 출국정지가 본국 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어떻게 다룰지는 기록을 직접 본 변호사와 함께 정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여해법률사무소는 외국인 형사 사건, 그중에서도 마약 사건을 수사 단계부터 조력해 왔고, 해외에 있는 가족과도 연락하며 사건을 진행합니다. 외국인 마약 사건 대응 전반은 외국인 마약 사건 변호 안내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본인이나 가족·지인이 입국 검사에서 적발되었나요?
언제 어디에서 적발되었는지, 당사자의 국적과 체류자격, 이미 받은 서류가 있는지를 간단히 보내 주시면 변호사가 직접 확인합니다. 해외에 있는 가족의 연락도 받습니다. 사건마다 필요한 업무량이 크게 달라 수임료를 일률적으로 게시하지 않으며, 업무 범위와 비용은 착수 전에 확인해 드립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에토미데이트는 한국에서 불법인가요?
그렇습니다. 에토미데이트는 마약류관리법 제2조 제3호 라목의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되어 2026년 2월 13일부터 시행되고 있습니다. 허가받은 의료·약사 체계 밖에서 수입·소지·사용하는 것은 같은 법 제4조 제1항에 따라 금지됩니다.
Q2. 에토미데이트를 해외에서 가지고 들어오면 어떤 처벌을 받나요?
국내 반입은 마약류관리법 제60조 제1항 제3호의 수입죄로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하고, 미수범도 처벌합니다. 가액이 500만 원 이상이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제11조 제2항에 따라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 5천만 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으로 가중됩니다.
Q3. 공항 수하물 검사에서 바로 적발됐는데도 수입죄인가요?
원칙적으로 그렇습니다. 대법원 1998. 11. 27. 선고 98도2734 판결은 향정신성의약품의 수입을 목적이나 의도와 관계없이 국외에서 국내로 반입하는 행위로 보고, 양륙하거나 지상으로 반입하면 완성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입국 검사 단계에서 발견되었다는 사정만으로 미수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Q4.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출국할 수 있나요?
출국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외국인은 출입국관리법 제29조에 따라 출국정지될 수 있고, 범죄 수사를 위한 출국정지기간은 시행령 제36조에 따라 원칙적으로 1개월 이내이며 연장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은 같은 법 제4조 제2항에 따라 1개월 이내의 출국금지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 부과 여부는 사건 사정에 따라 다릅니다.
관련 글: 외국인 마약 사건 변호 · 마약 투약·소지 처벌 기준 · 형사 사건 안내
이 글은 2026년 10월 기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2026. 10. 2. 시행),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형법, 출입국관리법과 같은 법 시행령, 대법원 판결(98도2734, 2022도8341, 2005도3717)을 바탕으로 한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특정 사건을 소개하거나 처분 결과를 예측·보장하는 내용이 아닙니다. 수사·기소 여부와 형량은 사건별 증거와 사정에 따라 달라지며, 출국정지·출국금지와 외국인의 체류 관련 처분은 대한민국 행정기관의 재량 판단에 속합니다. 언론 보도 내용은 2026년 8월 공개 보도를 인용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