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사건이라도 판결 주문은 여러 갈래로 갈립니다. 벌금, 선고유예, 집행유예, 실형. 이 가운데 선고유예와 집행유예는 법정을 걸어 나온다는 결과가 같아 보여서 흔히 같은 것으로 취급됩니다. 그러나 두 제도는 형법에서 절(節)을 달리하는 별개의 제도이고, 그 차이는 몇 년 뒤에 드러납니다.

요약

선고유예는 형의 선고 자체를 미루는 제도입니다(형법 제59조). 선고유예를 받은 날부터 2년이 지나면 면소된 것으로 간주됩니다(제60조).

집행유예는 형을 선고하되 그 집행을 미루는 제도입니다(제62조). 유예기간이 실효·취소 없이 지나면 형의 선고가 효력을 잃습니다(제65조).

대법원 2003. 12. 26. 선고 2003도3768 판결은, 집행유예 기간을 무사히 넘겨 형의 선고가 효력을 잃었더라도 형의 선고가 있었다는 기왕의 사실 자체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보아, 그 사람은 나중에 선고유예를 받을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선고유예의 결격사유(제59조 제1항 단서)와 집행유예의 결격사유(제62조 제1항 단서)는 문언 구조가 서로 다릅니다. 하나는 전과의 존재를, 다른 하나는 일정한 기간 안에 저지른 죄인지를 봅니다.

외국인이라면 형사판결의 종류가 체류 심사에서 다시 문제됩니다. 출입국관리법 제46조 제1항 제13호는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석방된 사람”을 강제퇴거 대상자의 하나로 정하고 있습니다.

한 사건에서 갈린 자리

아래는 대법원 2003. 12. 26. 선고 2003도3768 판결의 판시 내용을 바탕으로 사건의 구도만 재구성한 것입니다. 특정 의뢰인의 사건이 아니며, 판결에 드러나지 않은 사정은 담지 않았습니다.

폭행 사건이었습니다. 피고인에게는 오래전 집행유예를 받은 전과가 있었고, 그 유예기간은 아무 일 없이 지나가 있었습니다. 형법 제65조에 따라 그 형의 선고는 이미 효력을 잃은 상태였습니다. 서류상으로는 “형의 선고가 효력을 잃었다”고 정리된 사람이었습니다.

쟁점은 하나였습니다. 그 사람에게 이번 사건에서 선고유예를 할 수 있는가. 형법 제59조 제1항 단서는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받은 전과가 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선고유예를 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는데, 이미 효력을 잃은 형의 선고도 여기서 말하는 전과인지가 문제되었습니다.

선고유예 — 형을 정하고, 선고를 미룬다

형법 제59조 제1항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자격정지 또는 벌금의 형을 선고할 경우에 제51조의 사항을 고려하여 뉘우치는 정상이 뚜렷할 때에는 그 형의 선고를 유예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같은 항 단서는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받은 전과가 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예외로 한다”고 덧붙입니다. 제51조가 말하는 참작 사항은 범인의 연령·성행·지능과 환경, 피해자에 대한 관계, 범행의 동기·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네 가지입니다.

선고유예를 하면서 재범 방지를 위해 지도와 원호가 필요하다고 보면 보호관찰을 명할 수 있고, 그 기간은 1년입니다(제59조의2). 선고유예를 받은 날부터 2년이 지나면 면소된 것으로 간주됩니다(제60조).

다만 되돌아오는 길도 열려 있습니다. 유예기간 중에 자격정지 이상의 형에 처한 판결이 확정되거나 그러한 전과가 뒤늦게 발견되면 유예한 형을 선고합니다(제61조 제1항). 보호관찰을 명한 선고유예에서 준수사항 위반의 정도가 무거우면 유예한 형을 선고할 수 있습니다(같은 조 제2항).

집행유예 — 형을 선고하고, 집행을 미룬다

형법 제62조 제1항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의 형을 선고할 경우에 제51조의 사항을 참작하여 그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1년 이상 5년 이하의 기간 형의 집행을 유예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여기서 이미 형은 선고되어 있습니다. 판결 주문에는 형이 남고, 그 뒤에 유예기간이 붙습니다.

같은 항 단서는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한 판결이 확정된 때부터 그 집행을 종료하거나 면제된 후 3년까지의 기간에 범한 죄에 대하여 형을 선고하는 경우”를 제외합니다. 선고유예의 결격사유가 전과의 존재 자체를 문제 삼는 것과 달리, 집행유예의 결격사유는 어느 기간 안에 저지른 죄인가를 봅니다. 조문 두 개가 나란히 놓여 있어도 판단의 축이 다릅니다.

집행유예에는 보호관찰, 사회봉사명령, 수강명령이 함께 붙을 수 있습니다(제62조의2). 유예기간 중 고의로 범한 죄로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아 판결이 확정되면 집행유예의 선고는 효력을 잃고(제63조), 제62조 단서의 사유가 뒤늦게 발각되면 집행유예의 선고를 취소하며, 준수사항이나 명령 위반의 정도가 무거우면 취소할 수 있습니다(제64조). 실효 또는 취소 없이 유예기간이 지나야 비로소 형의 선고가 효력을 잃습니다(제65조).

구분 선고유예(형법 제59조 이하) 집행유예(형법 제62조 이하)
대상이 되는 형 1년 이하의 징역·금고, 자격정지, 벌금 3년 이하의 징역·금고, 500만원 이하의 벌금
판결 주문 형의 선고를 유예 — 형이 선고되지 않음 형이 선고되고, 그 집행을 유예
요건 문언 제51조 사항을 고려하여 “뉘우치는 정상이 뚜렷할 때” 제51조 사항을 참작하여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는 때”
결격사유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받은 전과가 있는 사람(제59조 제1항 단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한 판결 확정 시부터 집행 종료·면제 후 3년까지의 기간에 범한 죄(제62조 제1항 단서)
기간 선고유예를 받은 날부터 2년(제60조) 1년 이상 5년 이하에서 법원이 정함(제62조 제1항)
기간 경과의 효과 면소된 것으로 간주(제60조) 형의 선고가 효력을 잃음(제65조)
되돌아오는 사유 유예기간 중 자격정지 이상의 형 확정 또는 전과 발견 → 유예한 형을 선고(제61조 제1항) 유예기간 중 고의범으로 금고 이상 실형 확정 → 실효(제63조) / 제62조 단서 사유 발각 → 취소(제64조 제1항)
부가 처분 보호관찰(1년)을 명할 수 있음(제59조의2) 보호관찰·사회봉사·수강을 명할 수 있음(제62조의2)

대법원이 답한 것 — 2003도3768

대법원은 집행유예 기간을 무사히 넘긴 사람에게 선고유예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소극적으로 답했습니다. 판결요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대법원 2003. 12. 26. 선고 2003도3768 판결

“형법 제59조 제1항 단행에서 정한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받은 전과’라 함은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범죄경력 자체를 의미하는 것이고, 그 형의 효력이 상실된 여부는 묻지 않는 것으로 해석함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자는 형법 제65조에 의하여 그 선고가 실효 또는 취소됨이 없이 정해진 유예기간을 무사히 경과하여 형의 선고가 효력을 잃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형의 선고의 법률적 효과가 없어진다는 것일 뿐, 형의 선고가 있었다는 기왕의 사실 자체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니므로, 형법 제59조 제1항 단행에서 정한 선고유예 결격사유인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받은 전과가 있는 자’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같은 법리는 뒤에도 이어졌습니다. 대법원 2007. 5. 11. 선고 2005도5756 판결은 집행유예 기간을 무사히 경과한 사람에게 선고유예를 할 수 없다고 다시 확인하면서, 그러한 경우에는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 제7조가 적용되지 않는다고도 판시했습니다. 제7조는 “형의 집행을 종료하거나 그 집행이 면제된 날”을 기산점으로 삼는데, 집행유예에는 집행 자체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를 구별해 두는 것이 좋겠습니다. 실형을 살고 나온 경우에는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 제7조 제1항에 따라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받지 않고 일정 기간(3년 이하의 징역·금고는 5년, 벌금은 2년)이 지나면 그 형이 실효됩니다. 대법원 2023. 11. 30. 선고 2023도10699 판결은 그렇게 형이 실효된 경우 그 전과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4 제5항에서 정한 “징역형을 받은 경우”로 볼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조문마다 ‘전과’를 어떻게 읽는지가 다르다는 뜻입니다. 어느 조문의 어느 표현에 걸리는지는 사건마다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기록은 어디에 남고, 어디에서 지워지는가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은 기록을 몇 갈래로 나눕니다. 수형인명부는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받은 수형인을 적은 명부로 검찰청과 군검찰부가 관리하고, 수형인명표는 같은 내용을 등록기준지 시·구·읍·면 사무소가 관리합니다(제2조 제2호·제3호). 수사자료표는 경찰청이 관리하며, 그중 “벌금 이상의 형의 선고, 면제 및 선고유예”, “선고유예의 실효”, “집행유예의 취소” 등에 관한 자료가 범죄경력자료입니다(제2조 제5호). 전과기록이란 수형인명부·수형인명표·범죄경력자료를 함께 가리키는 말입니다(제2조 제7호).

정리 규정도 있습니다. 집행유예기간이 지나면 수형인명부의 해당란을 삭제하고 수형인명표를 폐기합니다(제8조 제1항 제2호). 형이 실효되었을 때, 자격정지기간이 지났을 때, 일반사면이나 형의 선고의 효력을 상실하게 하는 특별사면·복권이 있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같은 항 제1호·제3호·제4호).

조회에도 제한이 있습니다. 범죄경력조회와 수사경력조회는 제6조 제1항 각 호에 열거된 경우에 한하여, 그 조회 목적에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만 할 수 있습니다. 열거된 항목에는 범죄 수사·재판, 본인의 신청, 다른 법령이 정한 공무원 임용·인가·허가의 결격사유 확인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기록이 전부 사라진다”는 말도, “평생 따라다닌다”는 말도 조문에는 그대로 대응하지 않습니다. 어느 명부에서 무엇이 지워지고, 어느 자료가 어떤 목적으로 조회될 수 있는지는 조문마다 다르게 정해져 있습니다.

외국인이라면 — 체류 심사는 형사절차와 따로 움직입니다

형사판결이 확정되면 그것으로 절차가 끝나는 것이 보통이지만, 외국인에게는 그 뒤에 별도의 행정 판단이 남습니다.

출입국관리법 제46조 제1항은 지방출입국·외국인관서의 장이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외국인을 대한민국 밖으로 “강제퇴거시킬 수 있다”고 정합니다. 제13호가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석방된 사람”입니다. 집행유예는 형의 집행을 유예하는 것이지 형의 선고를 하지 않는 것이 아니므로, 판결 주문에는 금고 이상의 형이 남습니다. 반면 선고유예는 형의 선고 자체가 유예되어 이 호의 문언에 그대로 들어맞지 않습니다.

다만 그 반대 결론, 곧 “벌금이나 선고유예라면 체류에 아무 영향이 없다”는 단정은 조문이 뒷받침하지 않습니다. 같은 항 제3호는 제11조 제1항 각 호의 입국금지 사유가 입국 후에 발견되거나 발생한 사람도 대상자로 정하고 있고, 제11조 제1항 제3호·제4호는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치는 행동”, “경제질서 또는 사회질서를 해치거나 선량한 풍속을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라는 넓은 표현을 쓰고 있습니다. 체류자격의 연장·변경 허가나 귀화 심사는 또 다른 판단입니다.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 제6조 제1항은 “외국인의 귀화·국적회복·체류 허가에 필요한 경우”를 범죄경력조회가 가능한 경우의 하나로 명시하고 있습니다(제6호).

영주자격(F-5)을 가진 사람은 원칙적으로 강제퇴거되지 않습니다(제46조 제2항 본문). 다만 형법 제2편 제1장 내란의 죄 또는 제2장 외환의 죄를 범한 사람, 5년 이상의 징역·금고형을 선고받고 석방된 사람 중 법무부령으로 정하는 사람 등은 예외입니다(같은 항 각 호). 영주자격 자체의 취소에 관해서는 별도의 특례 조항이 있어, 법무부령으로 정하는 법률에 규정된 죄로 2년 이상의 징역·금고형이 확정된 경우, 최근 5년 이내에 확정된 형기의 합산기간이 3년 이상인 경우 등을 취소사유로 정하고 있습니다(제89조의2 제1항).

강제퇴거만 있는 것도 아닙니다. 제68조 제1항은 제46조 제1항 각 호에 해당한다고 인정되나 자기 비용으로 자진 출국하려는 사람 등에게 출국명령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출국명령을 받고도 기한까지 출국하지 않으면 강제퇴거명령서가 발급됩니다(같은 조 제4항). 어느 경로로 처리될지는 법 문언만으로 미리 정해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형사사건의 변론 단계에서 이미 체류 문제가 함께 검토되어야 하는 사건이 있습니다. 관련해서는 마약 사건에서 형사처벌과 체류자격이 따로 움직이는 구조를 함께 보시면 도움이 됩니다.

지금 확인이 필요한 것

선고를 앞둔 자리에서 확인해야 할 것은 대체로 세 가지입니다. 이번 사건에서 법이 예정하는 형의 상한이 어디인지, 과거의 판결이 어떤 형태로 남아 있는지, 그리고 본인이 외국인이라면 그 판결이 체류에 어떤 조문으로 연결되는지입니다.

세 가지 모두 조문 하나로 답이 나오지 않습니다. 과거 판결이 벌금이었는지 자격정지 이상이었는지, 집행유예였다면 그 판결이 언제 확정되었는지, 이번 죄를 저지른 시점이 그 뒤 어느 지점인지에 따라 제59조 제1항 단서와 제62조 제1항 단서의 적용이 각각 달라집니다. 판결이 선고된 뒤의 단계에 관해서는 형사 항소·상고의 기간과 구조를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핵심 정리

선고유예는 형의 선고 자체를 미루고(제59조), 집행유예는 선고된 형의 집행을 미룹니다(제62조). 판결 주문에 형이 남는지가 갈립니다.

대법원 2003. 12. 26. 선고 2003도3768 판결은 집행유예 기간을 무사히 넘겨도 “형의 선고가 있었다는 기왕의 사실 자체”는 남는다고 보아, 선고유예 결격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선고유예 결격사유는 전과의 존재를(제59조 제1항 단서), 집행유예 결격사유는 죄를 범한 시점을(제62조 제1항 단서) 문제 삼습니다.

집행유예기간이 지나면 수형인명부의 해당란은 삭제되지만(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 제8조 제1항 제2호), 범죄경력자료는 “벌금 이상의 형의 선고, 면제 및 선고유예”에 관한 자료로 따로 정의되어 있습니다(제2조 제5호).

외국인의 경우 출입국관리법 제46조 제1항 제13호는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석방된 사람”을 강제퇴거 대상자로 정하지만, 같은 항은 재량 형식이고 제3호·제11조 제1항이라는 별도의 통로도 있습니다. 결과를 한 조문으로 단정할 수 없습니다.

수사나 재판이 진행 중이고 과거 판결이 마음에 걸리신다면, 설명보다 서류가 더 정확합니다. 이번 사건의 죄명과 진행 단계, 과거 판결의 주문과 확정 시점, 본인이 외국인이라면 현재 체류자격과 만료일이 출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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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사건은 죄명, 수사 진행 단계, 피해 회복 여부, 과거 판결의 존재와 그 형태에 따라 업무량 편차가 크기 때문에 고정 수임료표를 게시하지 않습니다. 자료를 확인하고 업무 범위를 정한 뒤 사건별로 정합니다. 결과를 약속드리지는 않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선고유예와 집행유예는 무엇이 다릅니까?

형법상 별개의 제도입니다. 선고유예는 1년 이하의 징역·금고, 자격정지 또는 벌금을 선고할 경우에 형의 선고 자체를 미루는 것이고(제59조 제1항), 집행유예는 3년 이하의 징역·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선고하면서 1년 이상 5년 이하의 기간 그 집행을 미루는 것입니다(제62조 제1항). 선고유예는 2년이 지나면 면소된 것으로 간주되고(제60조), 집행유예는 실효·취소 없이 유예기간이 지나면 형의 선고가 효력을 잃습니다(제65조).

집행유예 기간이 지나면 전과가 없어집니까?

형법 제65조에 따라 형의 선고는 효력을 잃고,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 제8조 제1항 제2호에 따라 수형인명부의 해당란이 삭제되며 수형인명표는 폐기됩니다. 그러나 대법원 2003. 12. 26. 선고 2003도3768 판결은 그것이 “형의 선고의 법률적 효과가 없어진다는 것일 뿐, 형의 선고가 있었다는 기왕의 사실 자체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보았습니다. 그 결과 그 사람은 형법 제59조 제1항 단서의 선고유예 결격사유에 해당합니다. 어느 조문에서 ‘전과’를 어떻게 읽는지는 조문마다 다르므로 개별 확인이 필요합니다.

선고유예를 받으면 아무 기록도 남지 않습니까?

형의 선고가 없으므로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받은 수형인을 적는 수형인명부와 수형인명표에는 올라가지 않습니다(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제3호). 다만 같은 법 제2조 제5호 가목은 범죄경력자료를 “벌금 이상의 형의 선고, 면제 및 선고유예” 등에 관한 자료로 정의하고 있고, 같은 호 다목은 “선고유예의 실효”도 포함합니다. 조회는 같은 법 제6조 제1항 각 호의 경우에 한하여 목적에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 이루어집니다.

외국인이 집행유예를 받으면 반드시 출국해야 합니까?

법 문언만으로 그렇게 단정할 수 없습니다. 출입국관리법 제46조 제1항은 각 호에 해당하는 외국인을 “강제퇴거시킬 수 있다”는 재량 형식으로 규정하고 있고, 제13호는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석방된 사람”입니다. 한편 제68조 제1항은 자기 비용으로 자진 출국하려는 사람 등에 대한 출국명령을 따로 정하고 있고, 영주자격을 가진 사람에 대해서는 제46조 제2항과 제89조의2에 별도의 규율이 있습니다. 실제로 어떤 처분이 이루어질지는 죄명, 형의 정도, 체류 이력 등 개별 사정에 대한 행정청의 판단을 거쳐야 확인됩니다.

벌금형이나 선고유예를 받으면 체류에는 영향이 없습니까?

영향이 없다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출입국관리법 제46조 제1항 제13호는 금고 이상의 형을 전제로 하지만, 같은 항 제3호는 제11조 제1항 각 호의 입국금지 사유가 입국 후에 발견되거나 발생한 사람도 대상자로 정하고 있으며, 제11조 제1항 제3호·제4호는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 경제질서·사회질서·선량한 풍속을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라는 넓은 표현을 사용합니다. 또한 체류자격의 연장·변경 허가나 귀화 심사는 강제퇴거와 별개의 절차이고,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 제6조 제1항 제6호는 외국인의 귀화·국적회복·체류 허가에 필요한 경우를 범죄경력조회 사유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 글은 2026년 9월 현재의 법령과 공개된 대법원 판례를 바탕으로 한 일반적인 법률정보이며,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형사사건의 결론은 죄명, 사실관계, 증거, 과거 판결의 내용에 따라 달라집니다.

김평호 변호사
김평호 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 사법연수원 43기 · 2021 우수변호사상 · 2014년부터 전 분야 누적 500건 이상